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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간의 세계 일주 - 세상을 감동시킨 열정의 도전
넬리 블라이 지음, 김정민 옮김 / 다른목소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1889년, 기자였던 한 여성이 자신이 몸 담은 신문사의 후원으로 세계일주에 나선다. 쉴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보다 빠른 72일만에 세계일주를 마치고 금의환향한다.....이런 내용이다.
125년 전 여행기를 읽는다는데 호기심이 동했으나, 읽고나서는 굳이 이런 책도 찾아서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기 관련 논문을 쓴다면 혹 모를까.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소개장 들고 다니며 대우 받고, 수많은 사람들의 호의와 친절을 받아가며 다니는 여행이 뭐 어려웠을까. 단, 세계여행이 보편화 되지 않던 시절에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기록을 세웠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그러나 읽다보면 짜증이 난다. 세상에 대한 인식이 매우 편협하고 제국주의적 성향을 벗어나지 못할 뿐더러 벗어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20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이런 기록을 남긴다.
p227... 일본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과 정반대다. 일본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사람들이고, 중국 사람들은 가장 더럽다. 일본 사람들은 항상 행복하며 생기가 있고, 중국 사람들은 항상 기분이 언짢고 뚱하다. 일본 사람들은 아주 우아하고, 중국 사람들은 아주 꼴사납다. 일본 사랍들에게는 악습이 거의 없고, 중국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악습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말해, 일본 사람들은 아주 유쾌한 사람들이고, 중국 사람들은 아주 기분 나쁜 사람들이다.
이런 인종차별적인 감정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물론 그 당시와 지금은 시대상황이 다르니까 지금의 잣대로 따지는 것도 사실은 부질없는 짓이다.
현재 난무하는 각종 여행기의 벌람 속에서 과연 100년 후에는 어떤 것이 살아남아 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