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 교수의 <한국탈핵>에 관한 서평을 누군가의 알라딘서재에서 읽고, 자주 다니는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했더니 입고되자마자 먼저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고, 며칠 후 자주 이용하는 생협에서 김익중교수의 강연을 알리는 문자를 받게 되었고, 드디어 김익중이라는 분의 생생한 탈핵강연을 직접 듣게 되었다. 마치 이 책을 둘러싼 일련의 우연들이 탈핵강연을 듣기 위한 준비과정처럼 느껴졌다.

 

그간 570여 회의 탈핵강연을 한 분답게 강연은 진지하면서도 즐거웠고 내용도 알찼다. 공교롭게도 출장이 있던 날이라 내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꾸벅 졸 틈도 없었다. 그리고 기뻤다. 강연 내용이 며칠 간 읽었던 책 내용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예습의 효과를 만끽하는 학생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대충 이해하고 있었던 부분도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감동적이기까지 한 알찬 강의와 예습, 복습의 모범적인 완전학습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옮기기에는 역부족이다. 배운 것도 많고, 깨우친 것도 많지만 이 꽉 들어찬 내용을 우선은 내 머리 속에 고스란히 쟁여놓아야 할 것 같다. 책만 읽었을 때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연까지 듣고보니 섣불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몹시 피곤하다. 우선은 잠을 자야지 싶다.

 

'탈핵'이라는 주제,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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