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넘은 노모가 요양원에 계신다. 어제는 보름만에 엄마를 뵈러 갔다.

 

날이 날이니 만큼 투표 얘기가 나왔는데, 엄마가 투표를 하셨다는 거다. 엉? 어떻게?

 

부재자 신고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 엄마가 요양원에 계신 걸 어떻게 알았는지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큰오빠한테 필요한 서류 등을 요구하더란다.

 

이 빈틈없는 행정이라니.....나라가 노인들을 이렇게 보살피고 있었다니...

 

우리 형제들은 모두 초록은 동색이었다는 것을 들으신 엄마 왈,

 

 "2번은 이름이 뭐냐?"

 

우리 엄마는 당신만 홍일점이라는 사실을 아시고 매우 서운해 하셨다.

 

우리 엄마도 투표하실 거라는 생각을 왜 진작 못했는지...

 

우리 엄마는 당신만 홍일점이라는 사실 보다도 아무도 2번 이름을 말해주지 않은 사실에 더 서운해하셨을 지도 모른다.

 

혹 옆 침대에 계신, 나라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할머니들은 알고 계셨을까?

 

엄마, 무시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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