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
사이먼 싱 지음, 이승원.이원근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수학선생님이 독후감 수행평가를 ‘암호의 과학’으로 하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나는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내가 중학생 때에도 수학 독후감 때문에 읽은 적이 있었고, 또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에도 야자시간 공부하기 싫을 때 중간정도까지 읽을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내용이 어려워서 중학생 때는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소설처럼 읽어나가기만 했고, 야자시간엔 조금 읽다가 잠들어버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처음 읽는 마음가짐으로 읽었다.

이 책은 역사속의 다양한 종류의 암호들과 그 암호를 해독하는 그 힘든 과정과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암호를 사용하게 된 배경만 이해하면서 읽고 암호의 원리와 해독법은 거의 넘어갔었는데, 이제 조금씩이라도 이해하게 된 것을 보니 신기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특히, 애니그마 기계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뻤다. 물론 비즈네르 사이퍼의 해독법 같은 경우처럼 영어 지문을 읽는 것 보다 해석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더 많기는 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는 먼 것 같다.

나는 역사, 사회, 문학과 수학, 과학은 서로 관계가 없거나 아니면 아주 먼 사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수학과 과학이 발전하고, 또한 수학과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역사가 달라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왜 문과에서 수학과 과학을 배우고, 이과에서 사회를 배우는지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다. 사회변화를 알아야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고, 기술의 개발에 따라서 사회가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를 생각하지 않은 과학은 무서운 결과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책의 뒷부분에 소개되는 현대의 암호는 더더욱 사회와 관련되어 있다. 개인의 사생활보호를 위한 암호화 소프트웨어의 보급이 우선이냐, 국가안보를 위한 도청이 우선이냐 하는 문제는 이 책에 나와 있는 문제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얇은 귀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직 난 무엇이 우선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암호분야가 더 발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견해로 GCHQ와 같은 단체에서 기밀을 유지하는 것은 그들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처사라고 생각한다. 기술을 공개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하여 연구함으로써 관련된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기밀을 유지하는 것이 이해가 되기는 한다. 특히 전쟁 중에 해독법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밀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면 가능한 빠르게 공개하였으면 좋겠다.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수학적인 원리들을 보고 감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