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우리 엄마, 82세. 

겨우 한글을 읽을 줄은 아나 쓸 줄은 모르시기에 종이에 기록하는 대신 모든 걸 기억에 담아두신다. 엄마의 지적 능력은 곧 기억력 그 자체이다. 그래서인지 정신력이 그대로이시다. 병실의 다른 노인들처럼 그냥 침대에 누워 계시기에는 너무나 총명한 정신력을 가지고 계신데 몸은 손놀림조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움직임이 성치 못하니 화장실 한 번 혼자서 다녀오시는 게 유일한 소망이신데... 

같은 병실의 치매에 걸린 어떤 할머니를 보며 한말씀 하신다. "차라리 치매에 걸리면 좋겠다." 

"정신과 육체가 함께 망가지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된 요즘 생각이 많다." 내 친구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