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스무 살 때는 알 수 없었던 여행의 의미
박정석 지음 / 시공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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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퇴근 후, 안경을 써가며 낡은 소파에 몸을 파묻혀서는 야금야금 이 책을 참 맛있게 읽었다. 돗수를 한층 높힌 안경 덕에 여느 책보다 활자가 작은 이 책을 눈살 찌푸려가며 읽지 않아서 좋았다. 

박정석. 이 분의 책을 뭐냐...<쉬 트래블스>부터 읽었다. 약간의 치기가 어린 기행문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래도 그 책이 내가 읽은 수많은 기행문 가운데서 또렷한 기억을 차지하는 이유는 아마도 신선함 내지는 자유로움 같은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유롭지 않은 여행자가 아닌 여행자가 있을까마는 그 책은 특유의 풋풋한 자연스러움 같은 것이 있었다. 향기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 연륜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예전의 풋풋함에 세련미를 갖추었다고 할까. 글도 깔끔하고 내용도 착착 감겨든다. 특히 핀란드 부분에서는 책에 빠져들었다. 마치 내가 핀란드를 여행하는 것처럼.

크게 틀어놓은 텔레비전 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하루의 피곤이 쌓인 심신을 달래가며 겨우 몇 자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지만, 그리고 읽어야 할 책이 쌓여있어 리뷰 쓰는데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서 이나마 쓰고 있지만,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이렇게 몇자로 끝내자니 몹시 아쉽긴하다. 

여행이란 게 대리만족으로 채워지지 않듯이 독서도 결코 대리만족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직접 읽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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