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아끼는 그림이다. 1994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인 태호가, 반 아이들의 별명을 주제로 그렸다. 야옹이, 연탄, 말, 변기, 붕어 등등. 지금쯤 장가들을 갔을게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 새삼 지옥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할 때가 있다. 어르고 타이르기가 아니다 싶을 때 인정사정없는 험한 말을 뽑아낸 날엔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그것도 부족해서 부모와 고통분담 차원에서 한차례 통화라도 하고나면 더욱 의기소침해진다. 오늘이 그랬다.
고달픈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