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들지 않은 오십 넘은 아들의 말 못할 말버릇과 술버릇에 지친 노모는 혼잣 소리를 한다. 

"차라리 (자식 새끼가) 죽기라도 하면 좋겠다." 

온갖 거짓말, 가출, 무기력, 우울증, 자살소동으로 일년 내내 나를 지치게 하는 우리반 한 녀석이 얼마전엔 아예 빈교실 절도 행각에 나섰다. 가출한 다음 날 무단결석인줄 알았더니 버젓이 학교에 숨어들어 이동수업으로 학생들이 빠져나간 빈 교실을 통째로 털었다. 2학기 들어 벌써 세번째다. 그 녀석에게 그리고 그 부모에게 나는 딱 한마디씩을 던졌다. 

부모에게: "이젠 더이상 (이 녀석) 얼굴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 얘기가 무슨 얘긴지 아시지요?" 

녀석에게: "이젠 니 얼굴 더 보고 싶지않다! 가라!" 

이런 날은 맨발로 흙길을 걸어도, 현미밥과 야채효소를 먹어대도, 머리가 무겁고 눈밑이 파르르르르르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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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10-10-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댓글 남깁니다.
영어선생님이신가 봐요? 저도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공감이 되고 안타까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네요.
저도 속썩던 일이 떠오르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기운 내시길요.^^

nama 2010-10-0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기운을 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