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 속을 거닐다
권삼윤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오래 전, 아마도 10여년 전쯤 저자의 책 <문명은 디자인이다>를 읽었었다.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무척 참신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위 사람들에게 수차례 일독을 권하기도 했었다. 

요즈음 이탈리아에 대한 책을 읽어나가다가 이 저자의 이름을 보고는 따지지도 않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는데...연륜, 경험의 누적이란 다름 아닌 일정한 매너리즘의 내면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기행문이라기 보다는, 여행담보다 학구적인 설명이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이를테면 '학문적인 기행문'쯤 된다. 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의 글이다보니 아무래도 글 역시 직업적인 성격이 짙다. 여행기로서의 풋풋함이나 생동감이 그만큼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읽은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가 오히려 더 살아있는 내용이 많다. 30년 동안 한 곳을 들여다 본 글이다보니 더 깊이가 있고 내용도 더 알찰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탈리아, 지중해...>는 이도저도 아닌 좀 애매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간절함이 없는 여행은 참 밋밋하다. 그 밋밋함은 학구적인 설명이나 친절한 해설로 대체될 수 있는 게 아님을 새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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