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신 해금소리 : Moon In The Clouds
성의신 연주 / 드림비트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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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벌써 작년이다...성탄절 연휴 때 가족과 함께 남녂을 다녀왔다. 원목적지는 봉하마을이었다. 유난히도 운명을 달리한 분들이 많았던 한해를 마감하며 나름대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였다, 구태여 의미를 부여하자면. 

김수환추기경, 화가 김점선, 영문학자 장영희, 전 대통령 노무현,김대중, 마리클 잭슨(지난 여름 홍콩에 갔을 때 거리에 내걸린 모니터에선 온통 마이클 잭슨의 영상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그리고 우리 친구인 최영철 선생님까지. 

부엉이 바위를 휴대폰에 담으며 조용히 숨 죽이며 서 있다가 잠시 산책로를 한바퀴 돌아서 내려왔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의 여생도 허락지 않는 이 정권의 야만성에 치를 떨 뿐이었다. 

다음 날, 올라오는 길에 잠시 해인사에 들렀다. 초입에 있는 가로수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이젠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가 말을 걸어온다. 그러나 말 뜻을 헤아리기에는 아직 이른듯 바삐 해인사 경내에 들어선다. 

해인사는, 두어 번 와 본 곳이지만 매번 감상이 다르다. 품이 넉넉해서일까. 아쉬움에 불교용품점에 들러 cd 한 장을 집어든다. 성의신의 <구름에 흐르는 달 Moon in the Clouds>이다. 뉴에이지 의 해금연주이다. 

해금이라는 악기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전통 국악이건 서양 악기건 어울려 놀려고 마음 먹으면 어떤 장르하고도 어떤 악기하고도 어울릴 수 있는 악기이지 싶다.  

이제야 내 눈에 나무가 들어오듯, 이제야 해금이 내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악기가 해금이 되었고 두어 달 레슨이란 것도 받아보았다. 그러나 역시 듣기가 훨씬 편하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별로 슬프지는 않다. 그래도 해금이 내 손에 들려있으니까. 

5촌인 조카 녀석이  고입을 앞두고 해금을 공부하고 있다고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랐다. 음대 출신 하나 없는 집안에 드디어 인물이 생기는가 싶었다. 그런데 예고 지망했다가 탈락해서 그냥 일반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며 해금은 그저 "고급 취미"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해금 연주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까 싶다가, '나도 해금 배우겠다고 설쳤는데' 하는 생각이 들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여튼 성의신의 이 음반.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너무 매끄럽고 곡마다 이름만 다르지 모두 거기서 거기 같다. 아둔한 내 탓이 크다. 

어쨌거나 해금은 계속 들어볼 일이며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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