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현태준. 이우일 지음 / 시공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가들의 여행기이다. 역시 서재 한 구석에서 오랫동안 살짝(?) 무시당했다가 모처럼 마음 먹고 읽게 되었다, 기 보다는 들여다 보게 되었다. 자잘한 글씨가 잘 안보여서 눈을 부릅뜨거나 안경을 쓰고 들여다 보아야 했으니 말이다. 

이 책을 한 구석에 모셔놨던 이유는, 소위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전혀 진지해보이지 않는 투의 서술과 장난기 다분해 보이는 삽화들, 막 찍은 듯한 사진들에 대한 첫인상이 그리 달갑게 들어오지 않았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만화책을 꼽는 데는 열 손가락도 남아 돌기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나를대로의 색깔이 독특한 책이다. 장난감과 만화, 중고품 쇼핑 같은 소재를 다루기에는, 더군다나 일본의 대중 문화를 다루기에는 이 책의 저자들의 방법이 너무나 시의 적절하다고나할까.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을 것이다. 도쿄에 수십 번을 가더라도 이 쪽 문화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사람이라도 이 책은 그래도 참고 사항쯤은 될 것 같다. 세상이란 참으로 다양하고 취미도 제각각이며 내가 아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니까. 

p.186...취미의 종류가 많아지면 그만큼 취미전문 가게가 많이 생겨날 테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취미가 열 개 있는 나라와 백 개 있는 나라를 비교해 보면, 당연히 백 개 있는 나라가 가게의 종류도 백 개가 더 많고 그만큼 일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그러므로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일수록 잘 살게 된다는 말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끝까지 파헤치는 모습은 아름답다. 

p. 85 길의 인상을 보려면 먼저 도로와 건물을 보고 간판을 보자.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체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당신도 길의 인상을 볼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여행자가 길의 인상에 심취하면 더 이상 집을 그리워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영원히 길을 걷게 된다. 그러니 너무 빠져들지 말자. 슬쩍 보고 가슴속에 담아두자. 

절대로 영원히 길을 걷지는 않을 것 같은 두 성인 남자의 장난감 탐닉기,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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