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 취임식을 끝까지 본 건 난생 처음이다. 지난 세월 지겹기만 했던 국민의례에 심장이 뻐근해지는 것도 오랜만이다. 혼자 티비를 보며 혼자 신나게 박수 치는 것도 오랜만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는 건 참으로 고역이다. 그 부정적인 기운을 모처럼 떨쳐내는 기분이 좋았다. 


심심풀이 삼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있는데, 내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목적은 주로 앨범 용도, 때때로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내가 다녀온 여행지를 까먹으면 아까워서. 하나 더 있다면 사촌 동생들과 유대를 위해서. 살갑지는 않지만 서로를 잇는 끈이 되어준다. 그런데 어느 눈 밝은 사람이 있어 어쩌다가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있다. 썩 반갑지는 않지만 영어로 하는 채팅이 재밌다.



protect the stomach 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한 번 더 (감히)문의한다는 뜻인 것도 같고. 몰라.

청산도 사진이 예쁘게 나오긴 했지만 원래 사진빨에 속곤 하지. 슬슬 귀찮아진다. 



This time I went ~ 이렇게 시제를 헷갈리면 되나. 이번에 우리 나라에 오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얘긴데. 이쯤 내 성격 나온다. 최대한 무뚝뚝하게 대응. 내가 여행을 좋아하지만 누구를 도와주는 친절한 인간은 못된다. 나에게는 나도 힘겹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독하게 한마디. 스스로 해결해라.



appreciate 에 살짝 마음이 흔들려서 이 사람의 계정을 자세히 살펴보니 홍콩 사람인 것으로 보였다. 흠...홍콩은 더 자세히 알고 싶지 않은데요..저런.


이런 채팅을 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대단한 나라에 살고 있구나. 외국인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어서 도움을 요청 받는 위치에 서게 되었구나. 이런 대단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에 심각한 손상을 주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오늘부터는 마음 편히 발 뻗고 자고 싶어요.~




오전 6시 45분에 방영되는 경제 방송은 나의 루틴 중 하나. 김대호 박사의 해설을 듣고 있으면 내가 모르는 세계에 급관심이 생긴다. 공부에 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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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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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13: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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