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배우자를 고를 때 한가지라도 마음에 들면 되고
책 한 권에서 한 페이지만 기억에 새겨도 남는 거고
여행지에서 하나만 인상 깊어도 떠나온 보람이 있는데
과연 내 인생에서는 무엇이 하나일까.
이 책에서 한쪽만이라도 옮겨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도 며칠 째. 어줍잖은 생각만 오락가락.
P.302
여전히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인류애를 실현하는 자비로운 부자로 빌 게이츠를 바라본다. 자선이 쌓일수록 높아져만 가는 자산고의 비밀을 파헤치는 목소리도, 평화로운 얼굴 뒤에서 벌어지는 난감한 현실을 취재한 글도 찾을 수 없다. 기부금을 전하는 그의 재단이 트로이의 목마가 되어 미국의 제약회사, 농화학 회사들의 제품을 실어나르며 아프리카에서 벌인 일들을 우린 알지 못한다. 부지불식간에 대한민국이 그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라면, 그가 어떤 인물이지 그의 꿈을 우리가 이렇게 착착 실현해도 되는 건지, 한 번쯤 살펴야 할 것이다. 앞에서뿐 아니라, 뒤, 옆에서 그를 조명한 글들을 통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는 이 인물을 고찰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게 이 사회를 물려줄 기성세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일 것이다.
'빌 게이츠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p.292~p.302) 부분을 면밀히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보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