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카카 호수는 60%가 페루, 40%가 볼리비아 영역이라고 한다. 어제 티티카카 갈대섬 투어를 마지막으로 페루 여행을 마쳤다. 오늘은 볼리비아로 이동이다. 밴>대형버스>보트>버스>밴을 타고 힘겹게 볼리비아의 라파즈로 넘어 왔다. 티티카카 호수를 사이에 두고 빙빙 돌아온 셈이다. 해가 질 무렵 도착한 라파즈, 내일 새벽에 우유니로 출발이니 주어진 시간이 야박하다. 한 나라의 수도를 이렇게 대접해도 되나.
빵과 과일, 샐러리로 저녁을 때우고 도시 탐방에 나섰지만 새해 첫날이라 대부분의 상점은 문이 닫혀 있고 패스트푸드점만 성황을 이루고 있다. 생수 한 병을 사기 위해 불 켜진 구멍가게를 기웃거리는데 출입구가 반쯤 가려져 있다. 안쪽에 앉아 있는 주인에게 제스처를 보내며 물을 살 수 있느냐고 물으니 큰 것과 작은 것을 가져오며 고르라고 한다. 작은 것 하나에 6볼리비아노를 주고 샀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며 물건을 사야 하는 상황이 낯설다. 호텔로 돌아오니 철창 같은 겉문이 잠겨 있다. 서너 번 초인종을 누르니 직원이 나와서 문을 열어준다.
호텔 창문으로 바라보는 야경은 저 언덕 끝까지 불이 밝혀 있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아름답다.
한 나라의 수도를 만 보는커녕 수백 보로 돌아보는 심정이라니... 언젠가 다시 올 것 같지도 않은데.. 짧은 생을 살다간 사람들에게 애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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