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치나 사막을 4륜구동을 타고 달리기로 했는데 내 운은 딱 여기까지다.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네 번, 투어 사무실 화장실에서 세 번, 변기에 쏟아내는 배설물을 바라보며 북플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작은 위로가 된다. 나는 왜 이런 순간에야 글을 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글이 마음의 배설물쯤 된다고 생각하나?

이럴 때 왜 그 者가 떠오를까? 계엄에 실패하고 계엄해제가 가결되기 직전, 그 者가 혹시라도 권총자살을 시도하지 않을까 심장이 두근거렸는데, 남편이 그런다. 그럴만한 자존심도 없는 인간이라고. 양심, 자존심, 수치심.. 이런 걸 기대한 내가 순진한가? 나는 내 자리를 알고 포기할 때 포기할 줄 안다. 명퇴를 선택했던 것도 그렇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몇자 쓰지도 못했는데 일행이 돌아오나보다. 요즘은 무슨 생각만 하면 기-승-전-계엄걱정으로 연결된다.

내 똥은 내가 치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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