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나무순을 먹으면 두릅을 잊고, 머위순을 먹으면 엄나무순을 잊는다. 다시 엄나무순을 먹으면 머위순을 잊는다. 며칠째 밥상에 오른 엄나무순과 머위순을 먹고 있으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세계를 오고가는 기분에 젖는다. 엄나무순의 세계와 머위순의 세계. 두 세계가 있어 봄은 더욱 찬란해진다. 짧은 봄, 나물에 젖어 세상을 잊는다. 책도 저발름으로 밀어놓는다.
머위의 특성
1. 버릴 게 없다. 잎은 나물과 쌈으로, 줄기는 볶음과 장아찌로, 뿌리는 약으로, 꽃은 튀김으로 먹는다.
2. 머위 밭에는 뱀이 없다. 특유의 향기 때문이라고 한다.
3. 생명력이 왕성하다. 한번 뿌리를 내리면 자손을 왕성하게 퍼뜨린다. 사람이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잘 자란다.
4. 약성이 뛰어나다.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
머위처럼 살고 싶다면...이건 인간의 오만이겠다.
곰취를 노래한 소설가 윤후명이 오늘도 떠오른다. 곰취의 세계는 또 어떨까. 이제야 조금 알것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