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의 진전사는 도의국사라는 분이 창건한 신라시대의 사찰로 조선시대에 명맥이 끊어졌다가 근래 복원되었고 아직도 복원 중이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이 이 절과 인연이 있었던 듯, 이곳에서 출가했다는 설도 있고, 이 절에서 득도했다는 설도 있다. 전망 좋고 볕바른 고적한 곳에서 선현들을 떠올리며 한가롭게 걷기에 딱 좋은 절이다.
도열한 주춧돌이 이곳이 한때 사찰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당 한 구석에 자리잡은 도견당(길을 보는 곳)? 도현당(길이 나타나는 곳)?
*견(見): 볼 견, 나타날 현
개는 집을 지키는 게 일이니 도견당이 맞을 듯하다.
'행복'이라는 댕댕이가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주인이 없다. 주인 없는 집은 사람집이나 개집이나 쓸쓸하다. 절집에 어울리는 개집이지 싶다.
처마에 달린 풍경. 손으로 흔들어보니 소리 또한 낭랑하다.
화사한 봄볕에 나른하고 적막한 개집에서 묘한 상실감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