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가가 아닌 사람의 차이점을 단순하게 찾는다면? 작가는 자신의 얘기를 글로 쓰고, 작가가 아닌 사람은 마음 속으로 되뇐다는 것. 아니 에르노의 두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이 책은 에르노가 아버지에 대해서 쓴 책.

















이 책은 에르노가 엄마에 대해서 쓴 책.


두 책 모두 형식이 비슷하다. 아버지의 죽음 혹은 엄마의 죽음을 기점으로 과거를 회상하며 아버지에 대해서, 엄마에 대해서 잔잔하게 서술하고 있다. 읽다보면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기도 한다. 왜 안 그러겠는가. 누구에게나 아버지와 엄마는 존재하니까. 부모와 자식 사이란 세상살이를 하면서 마음 속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평생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계가 아니던가.





두 책 모두 심혈을 기울여 구입한 책은 아니다. <남자의 자리>는 떨이로 파는 책더미에서 작가 이름과 출판사를 보고 구입하고, <한 여자>는 양양의 유일한 서점인 대아서점에 들렀다가 빈 손으로 나올 수 없어서 고른 책이다. 평일 오후의 시골 책방. 서점 내에 풍기는 냄새로 보아 주인장은 안채에서 점심을 드시는 중인 것 같았고 대신 목청 좋은 댕댕이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컹컹컹. 서점을 개가 지킨다고? 주인 잘 만나서 너도 머잖아 당구풍월하겠구나. 서가 작은 코너에 아니 에르노의 책들이 여러 권 꽂혀 있었는데 <한 여자>도 그곳에 있었다. 반가움.



나도 아버지에 대해서, 엄마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쓴 문장들이 얼마나 많은가. 머릿속으로는 작가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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