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고른다면?
"먹고 자고 사는 곳이라고 한 것은 참 적절한 표현이야. 이들은 뗄 수 없는 한 단어로 생각해야 돼. 먹고 자는 것에 관심 없이 사는 곳만 만들겠다는 것은 그릇만 만들겠다는 얘기잖아? 그러니까 나는 부엌일을 안 하는 건축가 따위 신용하지 않아. 부엌일, 빨래, 청소를 하지 않는 건축가에게 적어도 내가 살 집을 설계해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어." - 106쪽
어디 건축가 뿐이랴. A라는 아픔을 겪어봐야 타인이 겪는 A라는 아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B라는 병을 앓아본 의사라야 B라는 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임세원 교수 같은.
근본적인 어떤 것에 도달하려면 끝까지 가봐야 한다. 요즘 메이플소프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