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키다리 그림책 11
리사 험프리 지음, 이태영 옮김, 데이비드 데니오스 그림 / 키다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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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임신때가 생각난다. 아이의 태명을 부르면서 아이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야기꺼리가 많지 않아서 금방 동이 나곤 했다. 어려운 세상살이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좀 더 따뜻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는데, 그럴때 필요한 책이 바로 태담 그림책이다. 뱃속의 아이와 이야기 나누듯이 엄마의 다짐을 약속 하듯이 매일 읽어주면 좋을 것이다.

 

태담 그림책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삽화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은 아니다. 아마도 임신중인 엄마가 보고 편안함을 느끼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 물결치는 호수의 잔잔한 표면도, 햇살이 반짝이는 푸른 숲도 아이들이 선호하는 알록달록한 그림이 아니다. 명상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쓰인는 화면과 비슷한 느낌의 삽화가 무척 이채롭다. 난 그 중에서 밤하늘에 날리는 민들레 씨앗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든다. 뭔가 따뜻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좋다.

 

엄마는 너에게 푸른 숲을 주고 싶어.

네게, 소나무들이 속삭이는 그 정겨운 소리를 들려 줄 거야.

 

뱃속의 아이와 교감을 하고자 하는 엄마가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말만 듣고, 먹는 것,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면 태교를 하는 엄마들이 만족할 수 있는 책이다. 아이에게 엄마로서 약속하고 싶은 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이 그림책을 본다면 훨씬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 <엄마의 약속>에는 태교에 도움이 되는 클래식 CD도 포함되어 있다. 사계, 동물의 사육제, 장난감교향곡, 헝가리무곡 등 익숙하고 들으면 즐겁고 편안한 기분이 드는 곡들이 선곡되어 있어서 무척 좋다. 참, 이책에서는 잉크 냄새가 아닌 소나무 진액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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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 - 2010년 칼데콧 상 수상작 별천지 제리 핑크니
제리 핑크니 글.그림, 윤한구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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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의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 <사자와 생쥐>라서 솔직히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나 하는 짧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작가 제니 핑크니는 너무나 유명해서 식상하기까지 한 사자와 생쥐의 이야기를 글자없는 그림책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대박을 터트렸다. 이 책 <사자와 생쥐>는 2010년 칼테콧상 수상작이다.

 

예전에 명작 동화로 읽은 사자와 생쥐 이야기보다 글자없는 그림책으로 읽은 <사자와 생쥐>에서 더욱 많은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글이 있을때는 문장을 읽어나가기 바빴는데, 글자가 사라지니 그림 속에서 더욱 많은 것들을 보게 되고 읽게 된는 것 같다. 아직 어린 둘째에게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전달할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큰아이는 오히려 내게 이야기를 들려줘서 적잖이 놀랐다.

 

이 책의 작가 제니 핑크니는 자연보호구역 바로 옆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 초원의 모습이 더욱 사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달이 떠 있는 밤의 모습도, 낮잠을 자다 방해를 받아 깬 사자의 모습도 훨씬 생동감이 넘친다. 대조적인 두 주인공인 사자와 생쥐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더욱 비교가 되어서 <사자와 생쥐>의 교훈을 쉽게 전달할수 있다.

 

어렸을때 <사자와 생쥐>를 읽었을 때는 사자가 덕을 베풀었기 때문에 후에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작은 생쥐가 사자를 구하기 위해 그 큰 덫을 이로 갉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생각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조그만한 생쥐가 열심히 사각사각 덫을 갉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사자와 생쥐>는 어른인 나까지도 감동시키게 만드는 무척 잘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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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 열두 달 옷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7
권윤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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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딸의 엄마다 보니 아침마다 전쟁 아닌 전쟁이다. 늘 공주처럼 예쁜 치마만 입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아이에게 편한 옷을 입으라고 권유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엄마는 체육복처럼 편한 옷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딸은 원피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동상이몽이 바로 우리집의 풍경이다. 아직 어리지만 옷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우리딸이 좋아하는 책, 바로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이다. 

 

<만희네 집>을 쓰신 권윤덕 선생님의 열두 달 옷 이야기이다. 1998년에 첫 출간되었던 책을 다듬어서 재출간 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화 물감을 이용하여 그림 작업을 해서인지 아련한 우리네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요즘 나온 세련된 디자인의 멋진 옷은 아니지만, 정감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언니 옷이 작아지면 내가 물려입고, 내 옷이 작아지면 동생이 물려 입고

예전에는 옷을 물려 입는 것이 당연한 일이였다. 식구들 뿐만 아니라 일가 친척, 이웃 사촌들까지 작아지면 미련없이 물려주고, 물려받은 옷도 즐거운 마음으로 입곤 했는데, 요즘에는 가족이 아니라면 옷을 물려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에는 참 많은 종류의 옷들이 등장한다. 기본적인 속옷부터, 일상적인 옷, 한복처럼 특별한 날에 입는 옷들까지, 1년동안 우리가 입는 옷들이 모두 나온다. 매 달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우리딸은 특히 5월 이야기에 나오는 분홍 드레스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다. 역시 공주같은 취향은 숨길 수가 없다. 책을 펼쳐놓고 두아이가 서로 좋아하는 옷을 찾는 모습이 아주 예쁘다.

 

아이들이 입었던 베넷저고리, 귀막이 모자와 작은 꼬까신을 꺼내 보면서 예전을 추억하곤 했었는데, 열두달 옷을 통해 아이들의 자람과 추억을 이야기하는 이 책 역시 내 모습과 많이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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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 비룡소의 그림동화 206
브루노 무나리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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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물론 내 아이들도 이 책을 함께 재미있게 본다. <브루노 무나리의 동물원>은 내가 선호하는 환상적인 일러스트를 담고 있어서 볼때마다 감탄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앵무새, 코끼리, 얼룩말, 사자, 표범 등등 어느 동물 하나 예사로 표현된 것이 없다. 각 동물들마다 고유한 특징을 잘 살렸기 때문에 이 그림책을 보고나면 늘 동물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우는 모피 장사꾼을 보면 얼른 숨어요.

공작은 뽐내며 거닐어요. 공작은 원래 그런 거예요.

 

일러스트도 멋지지만 글도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그림속의 동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걸로 그치지 않고, 재미있는 부연 설명이 더해져서 아이와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다.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꺼리가 많다는 것 역시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이다.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3살인 둘째도 좋아하고, 글밥이 비교적 적은편이라서 한글공부를 하고 있는 6살 큰아이가 혼자 읽기에도 좋다. 오랫동안 사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그림책이라서 돈이 아깝지 않다.

 

이 책의 작가 브루노 무나리를 피카소는 제2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브루노 무나리라는 이름이 낯설어서 찾아보니 1907년생이였다. 그렇다면 이 책 <동물원>은 발간된지 꽤 오래 되었을텐데, 여전히 감동적인 것을 보면 역시 명작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 같다. 강렬한 색감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동화작가 에릭 칼도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고 한다. 나와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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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는 요술쟁이
전영선 지음, 김홍대 그림 / 책나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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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3살에 한글을 뗐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데, 우리딸은 비교적은 늦게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통글자는 작년부터 시작했지만, 아직도 문장으로 된 글을 읽는 것은 서툴어서 나름 집중 교육을 시작했는데, <한글이는 요술쟁이> 이 책은 한글을 아직 떼지 못한 우리딸이 참 좋아하는 책이다.

 

숲 속 작은 산골마을에 살고있는 한글이는 한글 지도를 완성하면 요술쟁이가 될 수 있다는 꽃의 요정의 말을 듣고, 동생 별이와 여행을 떠난다. 한글이와 별이와 함께 숲속에 숨겨진 자음과 모음을 찾는 것을 우리딸은 무척 좋아했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페이지를 넘기면 "여기 있어요" 하며 찾아낸다.

 

단순하게 그림속에서 자음과 모음을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우리나라 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의성어와 의태어가 풍부하게 등장해서 아이의 어휘력 발달에도 많이 도움이 된다. 우리말의 맛을 잘 표현한 문장들이 보다 풍부한 언어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의 구성 또한 무척 바람직(?)하다. 열심히 노력하여 요술쟁이가 된 한글이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까지 나오기 등 교훈적인 주제까지 엄마들이 그림책에 바라는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여타의 그림책들보다 페이지수가 많은 편이다.

 

여러 공간들을 배경으로 다양하고 선명한 색상을 이용한 삽화가 만화처럼 무척 경쾌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비교적 긴 분량의 이야기지만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의 눈을 사로 잡는 그림책이다.

 

<한글이는 요술쟁이>는 주입식 한글 교육에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한글 공부의 재미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한글의 구성 원리에 따라 자음과 모음을 알려주고, 자음과 모음으로 한글을 만드는 법까지, 한글이와 별이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글의 원리를 터득할 수 있다. 집에서도 주인공 한글이처럼 요술쟁이가 되어서 한글 만들기를 하다보면 한글이 더이상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 <한글이는 요술쟁이>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우리딸이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먼저 권하기 전에 먼저 가지고 와서 읽어 달라고 말한다. 한글 공부를 시작했거나 한글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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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바이러스 2010-04-1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