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일일달력이 있었다. 일력.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한장씩 뜯어냈던. 

벽에 걸어두는 달력을 굳이 찾지 않으면서 일일달력 또한 귀해졌다.

벽에 아무것도 걸어두지 않는다. 지금 이곳은 어쩔 수 없이 벽에 이것저것이 걸려있지만(내 공간이되 온전히 내 공간이 아닌 임시거처같은..그러나 아주 오랜 임시가 될지도 모를...누가 알겠나) 내 공간은 벽에 아무것도 걸거나 붙이지 않는다.

 

길고양이 사진을 주로 찍는 이용한의 고양이 일일달력이 나온다. 이용한 작가는 최근에 알게 된 저자.

사진 짹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찍히는 건 더더욱 싫어하는 나지만 보는 건 그럭저럭 즐기는 편. 특히 고양이 사진이라면 행복하게 볼 것 같다. 길고양이들이지만 아마 길고양이의 죽음을 담은 사진은 없을 것이다.

자동차 사고나 겨울의 동사, 때론 학대로 인한 죽음으로 저들의 사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고양이들은 자신의 죽음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도시에 사는 사람들조차 고양이의 사체를 보는 일은 그렇게 흔치는 않을터 저들의 생태로는. 그러나 사람들 때문에 저들은 죽음도 자신들의 생태대로 죽지 못하고 길거리에 흩뿌려져 버려져 있곤 한다.

이용한은 그런 사체들을 수습하기도 한다. 그의 예전 블로그에는 종종 그들의 죽음을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일일달력에 그런 죽음은 담겨 있지 않을 것이다.

 

매일 매일 달력을 넘기거나 찢는 심상한 일들이 지금은 어째 마음에 걸린다. 별 참, 잔망스럽긴. ..

구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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