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일간지에 김훈작가의 발언에 대해 비판한 글이 두편이나 실렸기에 흥미롭게 봤다.

그중 문화연구가 오혜진의 글이 통렬하기에 링크해둔다.

 

[2030 잠금해제] '냄새'로만 존재하는 여자들 (한겨례/ 오혜진)

 

이런말 하면 욕먹겠지만, 여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재밌지 않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차별이나 못돼쳐먹은 혐오에 민감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여자들의 얘기, 여자들이 하는 얘기가 재미없다는 말이다.

보면, 내가 읽고 좋아하는 책이 남자작가들이나 저자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욕 바가지로 퍼주고 싶은 작가나 저자들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한국 남자 작가들의 문학은........ 거의 안읽는다 봐야지.

오랜 작가 경력을 지니고 문학상도 받고 문학성도 뛰어나다는 남성작가들이 그 어떤 지고한 여성상을 두고 끙끙거리고 있는걸 목도하자면 나는 더이상 읽을 수 없던데 ... 젊은 작가들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

김훈작가의 경우, 처음 그의 작품을 볼때 역시나 지적하는 대목이 턱 걸리며 역겨웠지만 워낙 다른 부분들이 흥미로워서 그의 소설은 챙겨보는 편이다. 갈수록 그것 또한 밑천이 드러나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음 작품이 나오면 아마 또 구입해서 보게 될 것 같다. 또 작가 자체가 흥미로운 인물이다. 

 

오혜진의 "직업이 소설가인데 특정 대상 묘사에 대한 무능과 포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는 저 당당한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어떤가.

소설가들의 약점과 한계는 누구나 있는 것이다.

그걸 알고도 그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는 작가가 있고(물론 근심어린 독서가 되기 쉽상이지만, 마이 길티플레져) 그 한계가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일 때는 욕하고 더이상 보지 않게되는 거고.

저 말에는 '[그럼에도] 당당함' 에 방점이 찍히는 거겠지.

여성에 대한 묘사와 무능,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한 묘사를 두고 지가 나 원래 거기에 약해, 못해, 어쩔래 혹은 그러니 니가 이해하고 배째, 라고 하는 당당함이 어이없다는 거겠지.

아마 남자들은 죽었다 깨나도 여자를 알 수 없다고 보는 편인데 그렇다면 여자는 남자들을 잘 아느냐면 어느 정도는. 왜? 남자는 지들 스스로 너무나 많이 '당당하게' 자신들을 드러내잖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만큼. 여자들은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권력을 쥐고 있는 남자들에 대해 수없이 많이 생각한다, 이해하려고 애를 쓴다, 왜? 그게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니까.

그런 여자를 남자들이 알겠어? 사소한 것들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다보면 재미없어진다.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면 아마도 소설이나 문학, 예술, 대중문화분야가 훨씬 훨씬 다양하고 재미질거라고 예상한다. 

나는 그때 더늙어 만사가 재미없어질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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