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DVD를 선물받았다. 신채커플이 나오는 대목만을 골라서 봤음에도 하루종일 걸렸다. 밀린 책도 보고 싶었고, 쉬는 김에 보충할 것들도 있었는데 다 내팽개치고 몰두했다.

다시 출근해야 할 시간이 가까와지니 밀어두었던 일들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후회로 가슴이 답답하다. <궁>은 내게 있어서 기획에 대한 회한으로 아픈 드라마다. 그러나 주지훈을 얻었고 그의 다음 행보에 신경쓰이는 중이다. 지난 화요일에 연예계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이 발 딛으려 하는 곳의 냉혹함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리지만 나보다도 훨씬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는 생각에 어쩐지 부끄럽고 민망해졌다.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그들의 말에서 가끔 그들이 벌써 힘들어하고 있음이 감지되기도 했다. 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쓸쓸한 시간이었다.

가끔 내게 맞지 않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

그래도 다행이다. 이틀만 지나면 또 주말이지 않는가? 그나저나 월드컵이 걱정된다. 내 성격에 밤새서라도 경기를 볼 텐데... 체력이 버티려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을 벌써 3주째 읽고 있다. 출퇴근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만 몇 쪽씩 읽을 뿐이다. 하루키의 책으로 제목이 '기담'이라 흠칫 했다. 아니, 하루키가 이상해졌다!  그러나 보아하니 역시 하루키다.  진도가 더 나아가면 진짜 '기담'이 나오려나? 하긴 기이하긴 기이한 얘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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