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민음사판(강대진 역)에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포함시키지 않았단 말인가. 

좀 잘 알아보고 구입하자. 아, 쓰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가 모든 것을 알고 난 뒤 테바이를 떠난 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오이디푸스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이렇게 읽어야 3부작을 전부 읽는 것이다. 

시간 순서상으로는 두번째 이지만 완성되고 상연되는 건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장-조제프 구의 [철학자 오이디푸스]를 어제 받아 옮긴이의 해제를 읽고 있는데 오이디푸스와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까지 읽어야 한다. 

구는 신화에 바탕한 오이디푸스를 '입문과정', 성인 남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부친살해가 아니라 여자 괴물과의 전투에서 어떤 것 (광기라고 지적했지만)을 해소해야 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듯하다. 오이디푸스는 바로 이 입문과정을 회피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친어머니와의 혼인을 운명으로 가진 자는 바로 피 흘리는 전투에서 여자 괴물을 죽이지 않은 자이다."

 (해제, 325)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책은 왔고 ...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도 도서관에서 빌려보든 나중에 구입하든 어쨌든 갖게는 되겠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 읽는 일이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도 민음사판으로 구입했는데 천병희 역의 [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 중고가 나왔길래 그것도 구입했다. 책만 가지고 있음 뭐하나 전문연구가도 아닌데.. 책 구입도 현명하게 해야 한다. 













그래놓고는... 9월 7일에 열린책들 30주년 12인의 작가 한정판세트가 나온다고 하니 솔깃한다.

[야만스러운 탐정]만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책만 따로 구입하고 싶은데 낱권 판매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분권되지 않은 이런 책 형식, 무지 좋다. 



 

ㅠㅠ



플로베르의 [감정교육]은 카프카, 조이스, 프루스트로 이어지는 스타일을 만들어낸 - 결코 자신은 알아채지 못함 - 작가라고 할만하다. 

플로베르는 작품을 쓸 때마다 힘들어하는(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메모나 편지들을 많이 남긴 작가인데 [감정교육]을 쓸때도 역시나 힘들어했다. 

한문단을 쓰고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애를 썼'음에도 나같은 독자가 읽을 때는 가끔 ... 발로 썼나... 싶을 때도 있다. 

대충 쓴 대목과 이 대목은 작가가 엄청 집중해서 묘사했음이 딱 감이 오는 대목이 플로베르만큼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작가도 없을 듯 싶다. 

주인공인 프레데릭 모로의 플로베르스러운 성격. 특히 플로베르의 남성인물들의 성격적 힘이 빈약하고 의지결핍의 모습 때문에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구심력을 가지고 소설 전편을 끌어가지 않는다. 주인공 자체의 공허함이라니. 한없이 분산되고 헐거워보인다. 

미완성처럼 보이기까지 하다니. 그럼에도 제라르 쥬네뜨는 "극적인 요소로부터 탈피한 최초의 소설"이라고 평했다."소설의 비(非)소설화를 최초로 실천에 옮긴 것으로서 모든 현대문학의 시발..."이라고 했다. 

더 흥미로운 발언은 이런 거다. 


"[보바리부인]에서 [부바르와 페퀴세]에 이르기까지 플로베르는 소설적 진술의 필수적인 요건들을  - 자신도 모르게, 그러나 전력투구하여 -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소설들을 쓴 것. 우리들이 볼 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거부이다."

   -  제라르 쥬네트, [Silence de Flaubert], 김화영, 발자크와 플로베르, 206페이지 재인용 - 


피터브룩스의 [플롯찾아 읽기]에서 분석하고 있는 원작들을 읽어볼 생각에서 출발하기도 했고,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읽은 후 19세기 프랑스소설들을 읽어볼 생각도 들어 플로베르를 집어들었는데, 낭만주의, 사실주의, 자연주의 흐름에서 보여주는 움직임들에 흥미가 생기기도 한다. 


자연주의 소설의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성격적 결함 ([목로주점]의 제르베즈도 그렇고 [감정교육]의 프레데릭도 그렇고 어떤 의지빈약함 같은)이 실패, 혹은 어떤 일종의 몰락을 가져오는 이야기들을 보고 싶기도 하다. 


[감정교육]은 1869년 초판 3000부를 찍었지만 거의 팔리지 않았다. 아,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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