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필리버스터에서 한 말이다.

괴물을 탄생시키고 기세등등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쏘아붙인 말이다.

그래, 야당은 패했고, 그 야당에게 기대를 거는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절망했다.

실망과 패배가 하루이틀 일이 아닌 병가지상사처럼 되어버려 아프지 않을 줄 아는가, 아니다. 너무 절망스럽고 두렵다.

매번 허망하게 무너지는 꼴을 보고 기세등등한 저들의 모습을 보는 건 원통하다.

원통하고 원통하다.

 

다가올 총선이 두렵다.

기적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92년 대선 후와 같은 그 깊은 절망을 당분간 매번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고 이나라에 아예 기대가 없기에 무덤덤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인 것 같다. 나는 늘 종종거린다.

 

오늘 아침 한겨레에 염무웅 교수의 칼럼 "압도적인 절망과 한줌의 희망"에는 세명의 작가와 세권의 책이 소개된다.

한동안 관심두지 않았던 한국작가와 소설, 산문, 그리고 시.

이인휘의 [폐허를 보다]

김사과의 [0 이하의 날들]

그리고 송경동 시인의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모두 패배한 일들의 기록같아서 보고 싶지 않은 책들일 수도 있다.

자학적 또는 피학적이 된건가..., 보고 싶어졌다.

현실이 더 다가오면 문학적 아취는 멀어지는 독서의 경험을 다시 맛보고 싶진 않지만 패배의 아픔이 패배감을 공유하고 싶다는 외로움에 편승하여 더해질때 어쩌면 자그마한 희망의 출구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고 싶어진다.

책 읽는 건 더딘데 시간은 자꾸 간다.

 

P.S. ....다시 생각해도 .... [폐허를 보다]는 못 읽을 것 같다. 저 아픈 걸 어떻게 보나...나이가 들어선지 고통에 대한 감각만 더 예민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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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3-0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필리버스터 보면서 노무현이 궁금해졌어요. 노무현 살아생전에 제가 너무 몰랐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서, 지금은 <그가 그립다>를 읽고 있어요.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 역사도 궁금해지고요. 알고 싶은 게 많아지고 읽고 싶은 게 많아져요. 그리고 다가올 총선에, 그리고 앞으로 있을 많은 선거들에 기대하고 싶어요. 말씀하신대로 기적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이 너무나 암울해서 희망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것 같아요.

포스트잇 2016-03-04 11:30   좋아요 0 | URL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이 병이 도져서 그때도 너무 답답해했습니다. 실망스러워도 했고, 매번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다 그사람을 잃어버렸네요.
하도 물귀신처럼 DJ, 노무현 당시를 끌어다 견강부회하는 통에 요즘은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여봐야 하나 싶기도 하더군요. 이번 국정원강화법에도 어김없이 또 두 대통령이 불려나왔잖아요. 참 무서워요, 운동권 정치니 친노니 하면서 폄훼하는 짓거리며, 교과서에 DJ와 노무현이란 단어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뻔뻔한 저들의 인면수심에 치가 떨릴 지경이에요. 저들은 저럴 수 있는 족속들이에요. 물러터져서는 안되는데 끊임없이 분열하고 약해지고 그러고 있는 야당 진영을 보고 있노라면 .... ㅜㅜ
다락방님 말씀처럼 이런땐, 어떻게든 각자 희망을 부여잡아야 할 것 같아요.

2016-03-04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6-03-04 11:40   좋아요 0 | URL
세권 모두 구입은 하는데... 이인휘 작가의 책은 ...펴기가 두려울 것 같아요.
하긴.. 매일 절박한 현실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는데 한편 더 얹는다해서........ㅠ
그래도 `한줌의 희망`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