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시를 읽으려 애쓰고 있다. 나는 시가 어렵다.
읽어가다보면 시 보는 눈도 트이지 않을까?
이문재 시인의 시집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침에 보다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놀라서 적어 본다.

탁발

공중에 박혀 있던
매 한 마리
수직으로 내리꽂힌다.
순간 시속 300km!
하늘이 매를 놓친 것이다.

날개를 최대한 접고
뼛속을 죄다 비우고
오직 두 눈과 부리가 이루는
날카로운 삼각형으로
중력을 추월한 자리!
깜짝 놀란 공기들이
찰과상을 심하게 입었다.
찢겨져나간 데도 있다.

.........

총6연(혹은 5연)의 시 중 1연과 2연이다.

하늘이 매를 놓친 것이다..공기들이 찰과상을 입었다는 표현...
문학동네시인선 시리즈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책판처럼 세로가 긴 판형으로, 손으로 잡는 맛이 괜찮다.

길고 넓게만 퍼지는 글보다 세상의 어느 모퉁이라도 콱 움켜쥐는 그 한 움큼의 단말마..어쩜 그럴 수 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