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자기 그림에 너무 몰두해서 감정적으로 점점 피폐해지고 가정생활이나 다른 일에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할때, 그래서 그가 단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자기 희생과 자기 부정, 그리고 상처받은 영혼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면,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역시 그만큼 힘든 일이다.너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 화가와 똑같은 방식으로 너 자신을 희생 하고 있는 것이다. (197)˝


`그 화가`란 고흐 자신이고 `너`는 동생 테오이다.

1888년 7월 25일에 쓴 편지.
이즈음 그는 `발작`이 있었고 건강이 회복됐다고 말하지만 약해져 있었고 경제 사정도 악화되고 있었던듯 하다.

그럼에도 편지에 저렇게까지 흔들림을 적어놓고 보니 안되겠다 생각했는지 그 밑에 이렇게 쓴다.

˝아마 내가 더 많이 지치고 더 많이 아파할수록, 우리가 말한 이 위대한 예술의 부흥기에 훨씬 창의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체념 또는 다짐 또는.. 기도 같은 말로 끝낸다.

˝마음의 평화와 믿음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것 뿐이라고. (198)˝

˝나에겐 그림밖에 없다˝고 그것 하나 붙잡으려는 마음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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