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열심히 봤던 책은 오래전(2010)에 출간된 [기드온의 스파이: 모사드의 비밀을 파헤친 리얼 스토리] 1권이었다.

최근의 팔레스타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공격을 보면서 관련 서적에 관심을 갖다가 고른 책이다.

수많은 책 중에 나는 이 책을 선택해 읽었다.

모사드는 이스라엘 첩보기관이다. 물론 정보기관이 모사드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세계의 첩보기관을 꼽을 때 언제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첩보기관의 대표중 하나다.

'교활하고 잔인하게' 공작을 수행한다.

철저히 이스라엘 입장에서 서술된 이 저서는 영국 BBC PD 이며 작가이기도 한 고든 토마스의 넌픽션이다.

고든 토마스는 모사드의 탄생의 씨앗은 1929년 9월 안식일,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던 유대인들을 아랍인들이 공격한 그날 밤, 유대인 지도자들이 모여 정보기관 창설을 모의했던 날에 심어졌다고 본다. 1917년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할 것을 약속한 벨푸어 선언 이후 높아진 대립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대인들로서는 모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해도 졸지에 자신들의 땅에 이교도 국가가 아무런 협의도 없이 꽂힌다는 사실 앞에서 저항하지 않을 나라가 있을까? 애초부터 강대국들의 장난이며 잘못된 것이다.

1951년 조직이 갖춰진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이익을 방해하는 이가 있다면 가차없는 제거, 이스라엘을 건드렸다면 몇십배 몇백배로 되갚아주는 잔혹한 복수, 이간질, 추잡한 감청, 폭로 등을 저지르는 정보기관으로 악명을 떨친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해외정보는 모사드, 국내정보는 신배트로 분리되어 있다. 물론 끊임없는 알력과 대립이 있는 모양이지만 철저히 구분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최근 사태에서 팔레스타인 저항단체 하마스의 지도부 중 강경파로 알려진 칼리드 마샬과 모사드의 과거 악연을 들먹인 뉴스를 본 적 있다. 1997년 하마스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들에 당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국내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조처가 필요했다. 네타냐후는 모사드를 닥달했다. 당시 모사드의 야톰 부장은 국내 정치에 이용되는 걸 한사코 막기위해 네타냐후의 압력을 저지하고는 있었지만 강한 압박에 결국 굴복했다고 한다. 정보기관의 한계다. 우리는 더더욱 배알도 없는 리더들이 많으니, ,,,, ,조작을 해서라도 하잖아.  

 

메샬[칼리드 마샬]은 육체적으로 강인한 41세의 남자였다.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후세인 왕궁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살고 있었다. 일곱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고 가정에 헌신적이었다. 세련된 매너를 지녔고 언변이 뛰어났다.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권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모사드 암만 거점은 관련 정보를 종합한 결과 메샬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테러의 배후 인물이라고 결론내리고 있었다. (179)  

 

당시 모사드는 요르단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하기 위해 몇년간 공을 들여왔던 상태였다. 야톰 부장은 요르단에서 마샬에 대한 공작을 할 수는 없다고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샬 암살을 위한 공작을 실행에 옮긴다. 공공연한 장소에서 사람들도 많이 모인 곳에서 암살팀 키돈의 요원들은 마샬에게 다가가 그의 왼쪽 귀에 독극물을 뿌렸다. 그러나 공작은 실패했다. 요르단 국왕은 이스라엘에 강력히 항의했고 해독제를 보내라는 요구를 했다. 모사드는 할 수 없이 해독제를 보냈고 칼리드 마샬은 이 해독제 덕분에 목숨을 구한다. 그 칼리드 마샬이 지금도 하마스의 지도자로 강경노선을 이끈다고 알려져 있다.

하마스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이스라엘과 모사드의 입장에서 쓰여져 있지만 잘 보면 팔레스타인과 아랍인들이 이스라엘과 영국 등 서구 세력들에 맞서 저항해 온 역사를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이 핵보유국가가 되는 과정, 자기들은 핵을 보유하면서 다른 국가가 핵을 가지는 걸 막기 위해 저지르는 이스라엘의 이중적이고 더러운 채략 등도 볼 수 있다.

목적을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이라도 방해된다면 그의 목줄을 죌 수 있는 방법으로 옥죌 수 있다. 클린턴의 르윈스킨 스캔들에 모사드도 빠지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의 무기 개발이나 도입을 위해서 관여하는 이들을 어떻게 발견해내고 제거하는지도 보면 가히 이스라엘의 싹쓸이 심보를 들여다볼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을 받치고 있는 깡패국가들까지 합세해 있으니 여기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가진 방법이 많지 않다는 데 심각함과 비극이 있는 듯하다. 폭력과 무장테러에 희생되는 사람들은 더 광범위해지고 '무차별적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우리와 절대로 무관할 수 없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고. 북한도 여기에 관여되어 있으니 우리로서는 남의 일처럼 볼 일이 아니다. 국정원은 세월호에 배치할 재떨이 위치까지 신경써야 하니 공사가 참 다망하지 않은가. 아, 댓글공작도 해야지.

 

존 르 카레의 [리틀 드러머 걸]과 최근에 새롭게 번역 출간된 [모스트 원티드맨](2008)은 모두 이스라엘과 아랍 세력의 대립 사이에 벌어진 스파이 전쟁을 다룬다. [리틀 드러머 걸](1983)은 [기드온의 스파이]1권에서 언급되는데, 모사드 간부 라피 에이탄을 모델로 해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에이탄은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납치해 예루살렘으로 압송, 전쟁범죄재판을 받게 한 모사드의 요원이었다. 

사놓고 모셔둔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원티드맨]은 카레의 가장 최신작으로 2009년에 이미 RHK에서 번역된 바 있는데 이번에 [모스트 원티드맨]으로 제목을 바꿔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원티드맨]으로 읽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리틀 드러머 걸]의 '작가노트'에 보면 존르 카레는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팔레스타인들 중에는 죽거나 수감된 자도 있다 하니 두 나라간의 치열함과 비극이 새삼 느껴진다.

존 르 카레가 조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역시 영국 정보기관에서 일한 적이 있으니 결코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극의 씨앗은 누가 뿌렸으며 애초에 누구의 잘못이 저질러진 것인가? 또 여전히 그 비극을 조장하고 있는 배후 세력들에 대한 제거 없이 테러와 학살이 반복되는 상황만을 쫓는 시선 또한 공범자이다.

전쟁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지지 의견이 70%를 넘는다는 이스라엘 국민들 역시 딱 그 수준이기에 그런 나라를 갖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민영화 저지, 세월호 특별법 등과 같은 일을 '경제민주화 작렬', '민영화 저지 작렬', ''세월호 특별법 작렬' 을 써붙이고 돌아다니며 춤추며 퍼포먼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새정치의 무기력은 어디서 오는가? 물론 당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최근 두번의 선거를 보면서 새정치를 비롯한 야당과 진보세력의 딜레마를 본다.

사람들의 욕망은 어디에 있는가?

그 욕망과 새누리의 접점이 어디에 있는가?

야당과 진보세력이 그 접점에 설 수 있겠는가?

나는 대한민국이 급격히 늙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노회한 정객들을 마주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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