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저리 붙여놓으니 거창한데, 거창한 제목에 맞게 거창한 논리나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국회 계류중인 법안들 하나로 민간조사제도, 일명 탐정법이 있다.

민간조사원, 사설탐정을 허용한다는 건데, 검경과 변호사 등 법과 관련된 직업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공청회도 열고 세미나도 하고 그러는 모양이다.

일부에서는 이 역시 법 혜택의 부익부 빈익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반대하기도 한다.

흔히 생각하는 사생활조사 뿐 아니라 어떤 이유로든 해결되지 않는 공적 영역의 문제까지 파헤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주장을 하는 측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수많은 탐정소설과 추리소설의 고전들을 읽어왔고 현재 사설탐정이 합법화된 국가들의 장르 소설도 읽었지만 정작 우리에게 사설탐정이 생긴다면 어떨까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고전적인 탐정소설도 경찰소설에 자리를 많이 내준 걸 봐도 공권력으로서 검경조직에 대한 힘과 정의의 위탁, 책임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난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공적 영역의 책임이 강조되는 게 여전히 필요한 거 아닌가 생각하는 편이다.

세월호 참사를 봐도 해경이라는 조직이 민간과 결탁 또는 잠식 당하면서 벌어지는 무능과 책임회피, 뻔뻔함을 보지 않았나.

소방관도 일부를 제외하고 국가직이 아닌 채 지자체에 맡겨지면서 개별 소방관들이 기본적인 도구 조차 해외사이트 직구를 해서 장비를 장만하기도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고 있는 마당에 공권력의 책임을 효율적으로 더 강화하는 쪽이 아닌 민간에 할당한다는 건 우리에겐 많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보수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공적 영역을 어떻게든 민간과 사익추구 집단에 넘기려는 세력이 강한 우리에게 사설탐정의 허용이란 ...글쎄..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개검개경을 벗어난 독립된 검찰경찰조직이 필요한 것이고, 콘트럴타워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며 7시간 여 동안 어디 있었는지 '말할 수 없는 비밀' 영화 찍고 앉았는 대통령과 정부를 가질 게 아니라 확실한 공감력과 장악력 책임감을 지닌 대통령과 정부가 필요하고 ...확실한 기자정신을 가진 기자들이 더 필요하고... 국민들이 나서서 안락의자 탐정 노릇하고 앉았는 시대 말고 앞뒤 맞는 믿을 수 있는 조사 결과 내놓을 수 있는 확실한 공권력이 필요하다. 돈에 대한 탐욕이 위험수위에 와 있는 우리에게는 이런 사설, 민간으로의 이전이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제5회 네오픽션상 수상작 이재찬의 [안젤라 신드롬] 책소개를 보고 생각한 것이다.

유현산의 [살인자의 편지]를 첫 당선작으로 낸 이후 5회에 이르기까지 당선작이 없었다하니 뭔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만큼 일정 수준의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기대할만한 작품이라고 믿어봐야 하는 건데, 납치된 소녀를 찾아달라는 부모들은 '탐정에 가까운' 흥신소 직원 하철에 의뢰하는 데까지 이르는데 ....

'안젤라 신드롬'이란 "죽은 딸을 부모가 보았다고 착각하는 정신병적인 상태, 즉 딸을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해 존재하지 않는 딸을 봤다고 믿는 정신병"이라고 한다. 유래가 된 사건이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찾아보고 ...

어쨌든 이런 이야기를 다룬 소설인데 추리기법을 잘 사용하고 가독성이 좋다고 하니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다.

시나리오를 쓴 작가라 지나치게 영화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요즘엔 이런 장르소설에서 어느 정도 감안하고 봐야 한다. 문학작품으로서의 완결성을 보여줬음 하는데...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

 

"국가도 엄청난 인력과 장비를 보유한 공공기관도 또는 그 누구도 보호해주거나 찾아줄 수 없는 잃어버린 자식에 대한 지극하고도 애절한 부성을 작가 이재찬만의 독특한 사유로 풀어내고 있다."는 책소개를 보면 국가와 공공기관(경찰을 말하는 듯)이 외면한 끝에 다다른 흥신소라는 설정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예상케 하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늘 현실이 강력한 개입을 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와 공권력이 외면하고 의지할 수 없어 결국 사적영역에서 해결해야 하는 우리식의 풍경.

 

2010년에 1회 당선작 유현산의 [살인자의 편지]는 김훈의 영향을 받은 문장들과 정조로 기억된다. 

결말이 너무 닳고 닳은 방식으로 끝나서 실망스러웠지만 그 과정은 읽을만했다는 기억이 있다.

 

답답한 시대다. 정말 답답하고 화가나고 분통 터지고 ... 슬프고 ... 그렇다. 아 시발

 

아, 글고, 윗쪽의 책장 어디로 갔나? 없애기로 했나?

어제도 안보인 것 같았는데 오늘도 없네. 알라딘 정책이 바뀌었나?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생전 인터뷰, 말 등을 모은 책이라고 한다. 이건 꼭 봐야해.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꿈의 노벨레]를 원작으로 한 <와이즈 와이드 샷>을 만들 때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과 자주 만나 영화에 대해 논의하던 스탠리 큐브릭의 일종의 제작기를 내가 어디서 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필름컬쳐》였나?

톰과 니콜은 전용 헬기를 타고 큐브릭의 집에 가서 얘기를 나눴다는 기억이 난다. 큐브릭이 간단한 음식을 만들고 먹으면서 회의를 한다. 큐브릭의 작업 모습을 짐작케 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제작시 거의 도서관 분량의 관련분야 책과 자료를 미리 읽고 시나리오를 준비하던 모습을 원작자 아서 C. 클라크는 회고했다. 그만큼 철저했던 감독이었다.

그가 만든 영화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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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2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장 안 보이죠? 전 제 서재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글구 보니 다들 안 보이네요...
탐정법 생기면 저도 함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평소 탐정을 동경했습니다.

포스트잇 2014-07-25 21:42   좋아요 0 | URL
저거 통과되기어려울것이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막는자들의 세가 워낙 후덜덜하다는...
경찰이 이럴수 있잖아요, "수사나 조사, 추리쪽 실력은 곰곰발 탐정이 낫습니다..그래서 이번 사건을 맡길려구요, 그쪽이 장비도 많고..." ....
그땐 곰곰발님은 졸지에 언딘이 되는 거지요... ㅋㅋㅋㅋㅋ
웃자고 하는말인거 아시죠? 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06:11   좋아요 0 | URL
아주 확 와닿습니다. 언딘이 되면 안 돼 !!!!!!!!!!! ㅎㅎㅎㅎㅎㅎ.

포스트잇 2014-07-26 09:06   좋아요 0 | URL
히히^^ 아무래도 제가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같습니다....
서비스장애로 책장이 치워진 모양입니다. 알라딘에서 보상으로 적립금 쐈네요~~~~~~~~

현봉이 2014-08-1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은 항상 기대감을 준다.

포스트잇 2014-08-18 07:27   좋아요 0 | URL
기대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