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획(어쩌면 온갖 기획에)과 시나리오 쓰기 관련한 실용서.

'죽이는 로그라인' 강조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볼만하겠다.

20여 년간 할리우드 판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영업'해 왔으니 그 실전 경험만으로도 괜찮고, 2009년에 타계했으나 그의 웹사이트 www.blakesnyder.com에서 beat sheet 분석도 볼 수 있으니 괜찮다.

미리보기로 1장 대부분을 볼 수 있으니 그것만 읽고 생각해도 책의 절반 이상을 건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고양이를 구하라'는 고양이를 구하는 장면 하나를 통해서 주인공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식의 시나리오 작법의 예를 말하는 거라고 한다. 죽이는 컷 하나를 통해서 인물에 대해 관객의 호기심과 기타 등등을 사로잡아버리는 작업. 물론 영화는 시나리오만으로 되는 게 아니지만, 어쨌든 시나리오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우선이니까.

 

 

 

 

 

 

 

 

 

 

 

 

 

 

 

 

<인사이드 르윈>의 비트 분석도 볼 수 있는데, 정작 영화를 아직 못 봤네. 코엔 형제의 영화. 아트 시네마 영화관 몇 군데에서 다음 주 초까지는 하긴 하는데 상영시간이 오전 밖에 없어서 ... 고로 이번 주말에나 봐야 한다는 말인데... 난망하다.

시나리오 작법서에 종종 등장하는 것 중 하나가 '인덱스카드(노트)'다.

플롯 등 구상 단계에서 인덱스카드에 메모나 신들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신 배열, 구성할 때 유용하기 때문이란다. 최근 출간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미완성 유작의 창작노트다. 나보코프는 늘 초고를 인덱스카드에 쓰곤 했다는데 바로 그 인덱스카드가 살아남은 것이다. 인덱스카드와 잘 써지는 펜. 로망이다.

 

아, 드디어,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끝냈다. 한마디로 끝내주는 이야기다.

여성 동성애자들의 역사에 관심을 두고 특히 19세기라는 시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고 인물을 만드는 법 등의 팁을 얻을 수 있다, 책 뒷부분에 실린 작가와의 짧막한 인터뷰를 보면.

한국 번역판을 위해 편집자들이 특별히 작가와 가진 인터뷰라니 편집진의 정성도 고마웠다.

1부 끝날 때도 뒷통수를 치더니 마지막까지 여러번 놀라게 된다.

백미는 모드의 삶을 굴욕적이고 참담하게 했던 그 일('책(!)'의 낭독)이, 결국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는 아이러니다.

"내가 이 방면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았어."

모드의 이 말에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살짝 고민되긴 했다.

박찬욱 감독, 기막힌 이야기를 찾긴 했네, 죽이는 영화를 만들지도 기대해본다.

 

 

 

 

 

 

 

 

 

 

 

 

 

 

 

 

작가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영향을 준 책들(위대한 유산, 제인에어) 중 엔젤러 카터의 [써커스의 밤](1984)도 언급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하다. 날개달린 공중곡예사 여인과 그것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커스단에 합류한 기자와의 사랑얘기라는데 보고 싶긴 하네. 카니발적 환상소설, 비판적 사실주의와 마술적 리얼리즘을 특징으로 하는 작가 엔절러 카터의 수작에 속한다니 처음 접하는 작가긴한데 땡기긴 하다. 에이, 창비출판사에서 나왔다. 그래서 '써커스'네.

 

 

 

 

 

 

 

 

 

 

 

 

 

 

 

 

그리고, 또 드디어 프레시안 주말 북스에 로베르토 볼라뇨의 [2666]에 대한 리뷰가 실렸다.

언젠가는 보겠지. 보고잡다.

 

RHK 3월 신간 예정작으로 존 르 카레의 [리틀 드러머 걸]을 걸었는데 언제 나오나. 보고잡다. 

머리 아픈 일들로부터 한숨 돌리며 릴렉스 하는 데는 죽이는 이야기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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