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책을 읽기 시작해 밤까지 단숨에 책을 읽었다. 일의 압박감을 내려놓고 모처럼 책 보며 쉴 수 있었던 일요일이었다. 내 인생의 행복한 하루였다. 별다른 근심걱정 없이 책에만 몰두할 수 있는 하루라면 행복한 날이다. 앞으로 이런 하루가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헨닝 망켈의 [불안한 남자].

몰입해 읽었다. 헨닝망켈의 어느 책보다 몰입도가 좋았다.

작가가 결정했듯이 발란데르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1980년대 스웨덴 영해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냉전 시대에 스웨덴이 선택해야 했던 군사정치 지형의 고민 등, 미스터리나 스릴러적 재미는 미안하게도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기능적 인물들도 많아서 성겨보이는 면도 있었다.

부모의 실종과 스파이 혐의가 발견됐는데도 불구하고 자식이 아무런 조사조차도 받지 않는다는 설정은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지 우리와 너무 달라 오히려 헷갈렸다. 우린 조작을 해서라도 만들어내는데말이다. 아, 이 말도 안되는 나라여.

환갑을 바라보는 발란데르의 늙어감만이 생생했다.

늙어간다는 건 시시각각 다가오는 현실이 되었다. 몸이 먼저 알려준다.

헨닝 망켈은 그야말로 알짤없이 발렌다르 시리즈의 막을 내렸다. 

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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