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기의 모든 것 3 - 인물, 감정, 시점](낸시 크레스)에서는 허먼 멜빌의 [모비딕]의 첫부분 번역을 "내 영혼에 11월이 오면"으로 했다.

1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며 한해가 저물어가는 또 한 시즌을 맞는다.

김석희가 번역한 작가정신판 [모비딕]에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다.

 

"내 이름을 이슈메일 이라고 해두자. ........ 당분간 배를 타고 나가서 세계의 바다를 두루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내가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고 혈액순환을 조절하기 위해 늘 쓰는 방법이다. 입 언저리가 일그러질 때, 이슬비 내리는 11월처럼 내 영혼이 을씨년스러워질 때, 관을 파는 가게 앞에서 나도 모르게 걸음이 멈추거나 장례 행렬을 만나 그 행렬 끝에 붙어서 따라갈 때, 특히 심기증에 짓눌린 나머지 거리로 뛰쳐나가 사람들의 모자를 보는 족족 후려쳐 날려 보내지 않으려면 대단한 자제심이 필요할 때 그럴 때면 나는 되도록 빨리 바다로 나가야 할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에게는 권총과 총알 대신이다." (31)

 

 

이슈메일의 바다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 것인데, '내 영혼에 11월이 오면...'같은 시적 표현이든 "11월처럼 내 영혼이 을씨년스러워질 때"든, 11월이 마냥 싫지만 않을만한 이유를 만들어줬다.

[모비딕] 책갈피는 54장에 끼워져 있다. 거기까지 읽었다. 완독하지 못했다.

처음 시작 부분의 아름다움을 예전에 미쳐 알지 못했다. 다시 읽고 싶다.

중국발 스모그가 깔린 2013년 11월 서울에서 나는 바다를 갈망하지는 않고 앞에 닥친 일들을 꾸역꾸역 하는 데 집중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토요일 아침을 맞았다.

 

 

 

 

 

 

 

 

 

 

 

 

 

 

 

아침에 [야만의 언론, 노무현의 선택](책보세, 2010)을 읽기 시작했다. 필요 때문에 언론 관련 자료들을 보고 있는 중인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때문에 잠시 숨고르기 하자, 했다.

물론 참여정부 행정관을 지냈던 저자(김상철)와 전직 한겨레신문 기자(김성재)가 집필한 것이기에 전적으로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시간이 흘러 당시의 상황 등을 언론들의 기사를 통해 보고 있자니 감정이 요동치는 걸 어쩌지 못했다.

우리는 여전히 조중동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저들의 종편까지.

2009년 3월, 그때를 보고 있다. 아직 노무현 정권 5년간을 들여다보기 전이다. 

언론 수준이 '비그치고 햇빛쨍쨍'까지 떨어져 있기도 하고, 팟캐스트를 통해 꾸준히 대항하고 있기도 하다.

2013년 언론의 그림이다.

 

 

  

 

 

 

 

 

 

 

 

 

 

 

 

신형철의 문학동네 팟캐스트에 출연한 소설가 김연수의 신작 소개를 들었는데, 관심가는 단편은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사월의 미, 칠월의 솔],문학동네,2013)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시대적 사건을 문학적 공기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하니 궁금하다. 계간지 문학과 사회 2010년 여름호에 이미 게재된 소설인 모양이기도 하니 아, 이미 오래 전에 나왔던 소설인데 알지 못했다. 조만간 읽어볼 예정이다. 궁금하다.

 

 

 

 

 

 

 

 

 

 

 

 

 

 

 

12월 19일 개봉작 [변호인]. 변호사 노무현의 '삶을 바꾸'게 했다는 1981년 '부림사건'을 매개로 변호인 노무현의 모습을 그린 영화라고 알려져 있다.

영화에 부담을 지우려는 건 아니지만 나름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해야 하나, 관심가는 시대가 됐다.

1997년이니 1994년이 아니라, 2003년에서 2009년 5월 23일까지를 우선 불러볼 생각이다. 나는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 유감이 많았던 사람이다. 돌아보면 그가 했어야 했던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가져온 결과들이 무겁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양희정 편집자 님. 기획은 정말 좋은데, 막상 받아든 책은 .... 살짝 실망스러웠습니다.

굳이 그림들을 넣었어야 하는지, 굳이 이런 수고를 하실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 ...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습니다.

강신주가 [강신주의 감정수업](민음사, 2013) 기획자 양희정 편집자를 소개했기에 하는 말이다.

그냥 깔끔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읽기는 시작했는데, 놓아뒀다. 소개된 소설 하나씩, 글 꼭지 하나씩 읽어가면 되겠지.

뭐, 사놓은 책들 대부분이 그런 신세다. 일이 먼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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