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에버트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의 책을 집었었다.
감탄했고 질투가 났었다.
영화를 그리워하게 만든다고 그의 글들을 읽고 나서 생각했던 것 같다.
그가 더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됐다. 별세했다.
이제 영화를 볼 뿐, '읽기'를 더이상 하지 않기에 다시 영화 관련 책을 떠들어 볼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는 나의 천국과 지옥이었고...... .
지인의 암 발병 소식을 접하고 뭐라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다.
재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전이에 대한 판정을 기다리는 시간, ...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앞에서 내가 너무 무력하다. 그의 생이 너무하다.
나 또한 서서히 저물어가는 시간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앞으로 몇 편의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한다던 김훈이나 하루키의 말이 자주 떠오른다.
작가가 아니기에 소설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늘 시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은 일 말고, 이제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그런 삶........
그게 가능할까.
일에 치이고 있는데 ... 시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