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바빴다. 책, 뭐 읽었나? 심농의 [생폴리앵에 지다]와 오토 켄즐러가 엮은 [라인업]을 작가별로 조금씩 읽었고, 지난 주 일요일에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위험한 관계]를 겨우 읽었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앞에 읽었던 두 권 보다 심금을 울리는 내용이었다. [위험한 관계]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전작(번역된 것으로) [빅픽쳐]를 재밌게 봐서 이번에 나온 작품도 읽었는데 둘 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에 대처하는 주인공들을 다루고 있다.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해서 페이지터너의 맛을 지대로 보여준다. [위험한 관계]에서 주인공의 산후 우울증을 다루는 대목은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너무 우울했다.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그만 읽을까 할 정도로. 기자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기자씩이나 했던 사람이 대응하는 능력이 좀 무력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빅픽쳐]가 더 강렬했던 것 같고, 이 작가의 소설들은 그럭저럭 킬링타임용 정도가 될 것 같다.   

[라인업]은 아는 작가와 통 모르는 작가로 나눠서 보고 있는데, 그 작품도 읽어보고 싶게 하는 작가도 있고, 별로 기대안되는 작가도 있고, 지금은 여력이 없으니 나중에라도 작가별로 작품 섭렵도 하고 싶지만... 가능할까 싶다. 점점 책 읽기가 쉽지 않다.

유혹도 좀 있고, 마음이 싱숭생숭도 하여 갈피를 못잡는 와중에 비가 몹시도 쏟아지는 바람에 더 정신없는 날들이었다. 피곤한데 밤에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대개 불면증은(불면증까지는 아니지만) 불안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무엇이 불안한가. 밥맛이 없어 사람들과 함께 식사할 때마다 걱정을 듣는다. 나도 퍽퍽 떠서 우적우적 먹고 싶다고, 안들어가는 걸 어떡하라고.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걱정마시라. 쨍하고 해뜰날 돌아올테니. 

또 하나, 내가 도대체 얼마나 변하려는지 잘 모르겠는데, 좀 얼척없는 드라마를 열심히 본다는 거. <최고의 사랑>과 <시티헌터>를 놓고 사람들이 유치한(...흠) 언쟁을 해대곤 했는데, 나야 <최고의 사랑> 같은 로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당연 <시티헌터>를 봤다. 이 드라마... 좀 그렇긴 한데(결혼이나 재산 때문에 아버지와 싸우는 게 아니라 지대루 아버지(들)와 싸우는 아들(들) 얘기다), 이번 달에 그나마 설렘을 주었던 유일한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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