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사놓고 방치해뒀던 프랜신 프로즈의 [소설,어떻게 쓸 것인가]를 떠들어 보다가 책 뒤쪽에 실린 "소설 쓰기 두려운 날 읽으면 좋은 책" 리스트를 다시 보는데(내가 소설 쓰는 사람도 아니고 따라서 소설 쓰기 두려운 날이란 게 있을 턱이 없지만), 새삼 존 르 카레의 소설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스파이 The Perfect Spy].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이다. 제길. 어째 구하는 건 제까닥 손에 들어오지 않는단 말인가.   

   

 

 

 

 

 

 

 

 

그렇게 되어, 존 르 카레 소설을 찾아 읽는 중인데,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들이다. 2009년 [팅거,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나로서는 처음 읽었던 르 카레의 작품이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두 편을 아주 게으르게 읽었는데, 한 번 손에 쥐면 단박에 읽어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리 집중이 안되었을까. 핑계라면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리 된 것일 수도 있다. 책은 손에 쥐고 있지만 새삼 정신이 들면 딴 생각하고 있더라는. 그래서 몇 번이나 책을 덮어야했다. 끝에 이르면 대충 파악이 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맥락잡기가 쉽지 않아서 아, 머리나쁨을 한탄하며 제정신일 때 읽으면 틀림없이 이해될거라고 위안하며 읽다 중단하다를 반복했다.  

오늘, 리뷰들을 보다가 "가독성이 떨어져 힘들었다", 매끄럽게 문장을 손 좀 봤으면 좋았을거라는 글을 읽고 나만 힘들었던 건 아닌 모양이라고 기뻐했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Call for the Dead] 제목을 미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도대체 언제 죽은 자에게 전화가 왔냐고 화 낼 뻔했다. 죽은 자로부터 걸려온 전화가 아닙니다요. 어쨌든 존 르 카레, 정신차리고 읽어야겠다. 좀 어렵네. 열린책들이여, 좀 후다닥 번역서들 내주세요. 안달납니다. 

 

 

 

 

 

 

 

 

 

이미지가 안 뜨는데, 랜덤하우스에서 나온 [원티드 맨 A Most Wanted Man]도 있다.  

물만두님이 써두신 페이퍼도 있었는데, 물만두님은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1961, 르카레의 첫작품이다)를 읽고 나서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다시 읽고 싶었다고 한다. '너무 슬퍼서 스파이 소설을 읽지 못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고. 나도 다시 한 번 읽어야 하리. 또 물만두님은, 제발 순서대로 출판해주길 요청했다. 알아서 순서대로 읽을테니 잘 내주셨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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