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습게도 어제와 그제 이틀 자기전 읽었던 책은 [바스커빌 가문의 개]였다. '우습게도'라고 한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책을 손에 쥐었다는 점과 이틀간 (오랫만에 몸을 실컷 움직여야 하는)힘든 일을 하면서 달리 다른 책들을 읽기에는 몸과 마음이 싱숭생숭한 상태에서 읽은 책이었기 때문이다.
피에르 바야르의 [셜록홈즈가 틀렸다]라는 낚는 듯한 제목을 달고 나온 새책을 본 후에 역시나 지대로 낚여서 [바스커빌 가문의 개]가 못 견디게 다시 보고 싶어지는거다. 바야르의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바야르의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를 보면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도 다시 본 적이 있는데 ... 보기만 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헤.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는 꼼꼼하게 재독서를 유인하는 책이었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이라는 정도 외엔 내겐 그다지 큰 반향을 주지 못했던 책으로 남아있다. [예상표절]은 나온 줄은 알고 있었지만 별로 읽고 싶진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읽어보려 한다. 이 사람의 책에 관심은 가지만 썩 안 땡기는 이유가 ... 트집일 수도 있는데, 출판사 '여름언덕'의 책만듦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 책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까다롭기는! 한국 출판사 땜에 저자에게 불똥이 튄 어처구니 없는 사태다.!)

어쨌든, 급한 일들 대충 마무리는 했으니까, 조금 여유가 있을 것도 같고,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겠다는 계획은 한다. 계획은 계획해보는 데 의의가... .
조지오웰의 에세이가 눈에 띈다. 제목 또한 [나는 왜 쓰는가]다. 떡하니 쓰고나니 '왜'라는 글자가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겼을까, 마치 잘못 쓴 듯한 느낌을 받는다. '왜'는 왜 자음과 모음이 왜 이렇게 조합되어있을까? 이상한 글자다. 뜻만큼이나.

더불어, 책과 관련된 책들, 로쟈님, 장정일, 그리고 최성각. 최근의 책들.



이 책들 역시 보고 싶다. 여전히 나는 남들이 읽은 책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봤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그러나 '낚을 수' 있을 정도의 흥미를 부여하는 게 이런 부류의 책들이 안게 되는 과제일 듯 싶다. 특정 분야를 폭넓고, 깊게, 흥미롭게 써나가는 독서일기가 관심 받을 때인듯 싶다. 그런 의미에서 로쟈님이 기획하고 있다는 '러시아문학' 관련 책이 기대된다. 아, 이 책은 독서일기류가 아닌가? 본격 문학서평,평론집인가? 어쨌든 기대.
책과 관련해서 나는 충분히 낚이고 싶다. 제대로 좀 낚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