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소년에게 마지막 말을 남긴다.  

좋은 사람을 찾아라, 그러나 모험을 해서는 안된다. 

남자는 소년에게 끝내 총을 쥐어준다. 소년 또한 끝내 총을 버리지 않는다. 

내게 [로드]는 이 이야기였다. 종말이란, 묵시론적 세계란 '좋은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는 세계를 말하는 것이라고, 매카시는 이 얘길 하고 싶었던 거라고 나름대로 믿으며 넘어가기로 했다.  

아들인 소년은 위험한 순간이나 고비를 넘길 때마다 아빠인 남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도 좋은 사람들인가요?" 

소년은 만나는 이들에게 자신들이 해를 끼치지 않고, 자기들이 가진 걸 조금이라도 주길 원한다. 남자는 매몰차고 단호하다.  

"못해. 우린 못도와줘.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우린 전쟁을 겪었던 세대를 어른으로 두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사는 게 전쟁 속 같기도 하고.  

세상이 무너진다는 건, 전쟁같은 날들 속에서 살아가는 것과 같다.  

연대하거나, 죽거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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