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자리에 가면서 그저 한두잔만 적당히 마시리라, 2차는 가지 않고 돌아서리라... 수없이 다짐하고 갔건만...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고야 말았다. 집에 잘 돌아왔지만, 잠든 몇 시간을 제외하곤 오후 3시가 넘은 지금에야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끔찍한 숙취에 시달린 것도 그러고보면 꽤나 오랫만이기도 하다.  

몸이 한 번씩 요동을 칠 때마다 내 몸을 돌아보게 된다. 몸이 비로소 정상으로 돌아올 때 느끼는 이상야릇한 가벼움? 지독한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며 기지맥진해진 몸과 마음의 허함?  뭐, 회복되고나서 느끼는 공허로움? 뭐... 그런 감정들... .  

필립로스의 [에브리맨]을 읽는데.. 좀체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 작고 얇은 책을 며칠 째 읽고 있다. 평범한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얘기라는데.. 아닌 게 아니라 무덤에서 장례식이 진행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내가 읽고 있는 중간부분까지 (장례식에서 무덤에 묻힌)주인공이 계속 아픔을 겪는 사건들이 이어진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하러 나간다.'  에브리맨...  

매일 그냥 일어나서 일하러 나간다... 이거 평생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날 일어나지 못하고 일하러 나갈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다. 언제나 물어본다. 왜 이렇게 꾸역꾸역 살아가야 하는거지? 꾸역꾸역. 꾸역꾸역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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