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씨네21'을 사서 꼼꼼히 읽었다. 실로 정말 오랫만에 사보는 잡지였다.  

2009년의 국내외 영화를 총망라하여 소개한 '스페셜 에디션'이었는데 올해 한국영화는 조금씩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했다. 그러나 한국영화보다 가장 흥미로운 얘기로 나를 끌어들인 영화는 2월 12일에 개봉할 예정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브레드피트,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다.  

F.스콧 피츠제럴드의 1922년 발표작이자 그의 나이 스물여섯에 쓴 소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시작과 함께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글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떠올렸다고 한다.

피츠제럴드의 원작은 짧지만 강렬하게 슬프다. 원작의 늙은 채 태어나서 어린아이로 죽는 벤자민 버튼의 생을 통한 삶의 슬픔이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촛점으로 하여 표현한 듯 하다. 다운받아서 볼 수도 있는 모양이지만, 개봉을 기다려보겠다.   

씨네21의 소개 중 일부는 이렇다. 이 글에 혹했었다.  

태어날 때는 노인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거꾸로 먹으며 점점 젊어지는 한 남자가 있다. 벤자민 버튼은 1918년에 태어나 격변의 20세기를 관통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고 무수한 이들을 만나고 몇번의 운명적인 사랑을 경험한다. 그는 그에 대해 수다스럽게 늘어놓지 않는다. 거꾸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깊어가는 지혜와 젊어지는 육체라는 축복(혹은 무서운 저주)을 묵묵히 감내할 뿐이다.  

"모두가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고 있었더라면'이라고 한탄한다. 삶 전반을 이처럼 지름길만 골라 갈 수 있다면 멋지기야 하겠지. 하지만 삶은 지식의 작은 편린들로 이뤄진 축적물이 아니라, 그걸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성숙을 뜻한다."(데이비드 핀처)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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