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첸바크의 [애널리스트]는 꽤나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소설은 3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53세의 정신분석의 프레더릭 스탁스가 과거 젊은 시절 어느 때 자신에게 상담을 받던 어떤 여인을 방기한 것 때문에 그 죄값을 치루어야 한다는 괴편지를 받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속절없이 자신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이 전개된다. 결국 그는 협박자가 요구한대로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사실 1부는 그럭저럭 볼만한 정도였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프레더릭(리키)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약했다. 그의 대화문은 거의 최악이었다. 다른 문장들은 좋은데 대화체에서는 힘이 쑥쑥빠질 뿐더러 실소가 나오는 대목도 있다.

그런데 존 카첸바크로 검색해보니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이 이 존 카첸바크를 언급한 대목이 있었다. 바로 대화문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실례로 존 카첸바크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말이지 이 작가의 대화문은 유명한 모양이다.

소설을 손에 들고 그럭저럭 넘기고 있던 나를 바짝 조이게 한 것은 2부부터였다.

2부는 자살을 가장한 채 스탁스로서의 존재를 마감하고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은 리키의 복수가 시작되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카우치의자 뒤에서 듣고, 이해하려 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조용히 나이들어가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리키는 자신의 잘못한 일에 대한 책임추궁치곤 너무나 값비싼 댓가를 요구했다고 결론을 내린뒤 스탁스의 삶을 파괴시킨 그 미지의 협박자를 향해 반격을 기획하고 행동한다.

2부의 주된 흥미는 리키가 새로운 신분을 얻어 새로운 삶을 운영하며 복수를 준비해가는 한편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스릴러 장르의 인물답게 리키는 복수를 위해 철저히 변화하는 인물상을 보여주지만, 그 변해가는 인물의 소소한 묘사와 설명을 읽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P.S. 53세라는 나이 설정이 다소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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