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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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세상, 확 없애버릴 수는 없을까?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박민규가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그것도 탁구로. 그는 냉소주의자도 허무주의자도 아니다. 이 세상이 왜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와 같은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는 인류를 없애버렸다. 대단한 상상력이다. 그럴 수도 있었구나. 인류의 비밀이 그런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소설은 조금 지루한 편이다. 박민규를 그저 재미있는 작가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은 굉장히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의 이전 소설에서 보아온 문장과 표현 등이 조금 거슬리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의 방식은 여전히 괜찮다. 그리고 그의 세계관이 점점 그의 소설에 잘 녹아들어가는 듯하다. 그렇게 점점 지평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더 깊이 있고, 더 괜찮은 쪽으로. 그나저나 탁구나 한번 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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