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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성석제 지음, 김경호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평점 :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혀 있다. “그 국화차는 어쩌면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같은 국화는 없다. 같은 시간은 없다. 같은 공간의 같은 침묵, 같은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 국화차를 만난 이후 달라졌다. 따지고 보면 모든 국화차, 모든 사람, 모든 순간이 그렇다. 이 순간의 이 우주는 이 순간이 지나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 국화차, 그 순간, 그 사람을 맛보았다는 느낌으로 행복하다. 슬프다.” 그렇다. 이 말처럼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먹던 예전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달라졌고, 계속 새로운 음식을 찾고 있다. 이제는 또다른 행복의 순간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제일 먹고 싶은 것은 냉면과 법성포소주와 막걸리였다. 그리고 이제는 죽어도 먹어보지 못할 우리 어머니의 음식. 그런 음식들이 입속에 침을 고이게 했다. 성석제의 재미있는 이야기 솜씨는 겉절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