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황홀 - 윤광준의 오디오이야기
윤광준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쳐 있는 행복은 미쳐 있는 사람만이 안다. 나의 반평생을 지탱해준 것은 바로 이 희열과 열정이며 남은 인생도 그 희열과 열정 속에 펼쳐질 것이다. 인간에게 유보시킬 행복은 없다. 미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시작하라.”

오디오는 소리를 전달해주는 기계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의 귀와 몸은 간사해서 소리를 구별하고 차별한다. 특히 음악을 들을 때가 그렇다. 공연장에 직접 가서 듣지 않는 한 기계를 통해 음악을 들어야만 한다. 치직대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감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디오를 통해 음악을 체험한다. 음은 오디오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귀와 몸이 소리를 차별하듯이 오디오도 소리를 구별해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좋은 음을 듣기 위해 오디오에 미친 사람들(오디오파일, 매니아)이 생겨난다. 그중에는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기계를 자주 바꿔치는 사람도 있고, 순수하게 음악을 위해서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윤광준은 ‘삶의 차별성’을 위해 그 길에 나섰다고 쓰고 있다. 인간의 열정과 도전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 클래식, 재즈, 가요 등의 음악에서 오는 감동이 존재함은 물론이다.


“오디오를 한다는 것은 음, 더 나아가서 소리의 성분을 따지는 일이다. 음악만 들으면 되지 소리의 성분은 따져서 뭐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명기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얘기다.”

이 책에는 오디오를 통해 귀를 즐겁게 한다는 명제 아래 열정의 편력기가 서술되어 있다. 그는 오디오의 ‘존재감’ ‘생명력’을 찾으러 나선다. 오디오가 이루어낸 많은 표정을 인간사에 비유하며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어간다. 이를테면 빅토리아 물로바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음 뒤에 숨어 있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스피커 스탠드에 볶은 모래를 넣기도 하는 등 지난한 노력의 과정을 겪기도 했다. 그렇다고 저자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을 탓하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오디오를 업그레이드하는 사람보다 오디오를 끝까지 바꾸지 않는 사람이 음악 애호가일 확률이 더 높다고 말하기도 한다.

‘열정의 편력기’가 끝나면 책은 본격적인 오디오 기기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간다. 전문적인 기기 메커니즘의 나열보다는 오디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건네며 ‘오디오란 이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디오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스피커, 앰프, 플레이어, 케이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뒤따른다. 기기의 각 파트를 세심하게 말해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오디오의 총제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가 선정한 10대 명기에 대해 말해주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등을 세계적인 명품들을 예로 들며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초보자가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세계적 명품들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으므로 부록에 초보자들이 혼란에 빠질 만한 오디오 매칭에 대한 사례와 ‘추천할 만한 중고 오디오 리스트’를 나열해줌으로써 자신의 ‘놀이’에 대한 열정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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