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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ne Hockley, Taryn Fiebig - Thyme & Roses
타린 피비그 & 제인 호클리 노래.연주 / 드림비트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아일랜드의 민요는 이미 세계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자유롭게 부르고 있다.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하피스트와 소프라노가 아일랜드의 노래 모음집을 선보였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타임과 장미’(Thyme & Rose)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음반에는 아일랜드 특유의 차갑고 고혹한 분위기가 잘 표출되어 있다. 특히 하프가 반주 악기로 쓰여서인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듯하다. 이를테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아, 나의 사랑은 붉고, 붉은 장미와 같네’라든지, ‘내게도 사랑이 있었지만’, ‘갈래요, 아가씨, 우리 가죠’와 같은 노래에서 풋풋하고 애절한 감정이 아름다운 선율에 잘 깃들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내게도 사랑이 있었지만’, ‘강이 넓어서’, ‘내가 사랑하는 이의 머리카락은 검은색’, ‘맑은 하늘의 종달새’와 같은 노래에서도 어김없이 환상적인 사랑의 속삭임이 아름다운 선율에 묘사되어 있다.
음반의 두 주인공은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연주가들이지만 연주력만큼은 남달라 보인다. 하피스트 제인 호클리는 1975년부터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해 뮤지컬,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닦은 연주가이고, 소프라노 타린 파이빅은 마그네틱 픽, 블랙 스완 시어터 컴퍼니 등과 같은 현대음악 그룹에 주로 몸담아온 연주가이다.
두 연주가를 중심으로 첼로, 만돌린의 반주가 첨가된 노래는 늦은 여름과 초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줄 게 분명하다. 조금씩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즈음 이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야릇한 정감이 마음속에서 자연스레 북받쳐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