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cia Salas - Puerto Montt
파트리시아 살라스 (Patricia Salas) 노래 / 씨앤엘뮤직 (C&L)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해야 할만한 또 한 명의 여성 가수가 국내에 소개됐다. 칠레 출신의 파트리시아 살라스. 그녀는 열두 살에 처음으로 기타를 연주하고, 열네 살 때 작곡을 했으며, 열여섯 살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재능 많은 소녀에게 한 음반사가 음반을 제의했고, 처음 발표된 것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그녀는 RCA와 열 장의 싱글 앨범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녀가 두 명의 자매와 함께 결성한 밴드 프레깬시아 모드는 남미의 거의 모든 나라에 알려질 정도였다. 그리고 1986년 그녀는 독일로 이주했다. 그 뒤부터는 줄곧 독일에서 음반 작업을 하며 활동했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칸디나비아, 소련 등지에서 콘서트를 가지며 성공적으로 유럽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비록 몸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녀의 노래는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누에바 칸시온이다. 고향 땅의 풍경들, 커피 농장 노동자의 삶, 라틴아메리카의 영웅 볼리바르 등을 담으며 삶의 열정을 노래하고 있다.

누에바 칸시온은 우리나라의 민중가요 운동과 비슷하다. 당시 라틴아메리카의 시대상황이 이 노래운동을 탄생시켰다. 아따우알파 유팡키, 비올레따 파라 등이 주도했고, 메르세데스 소사, 빅토르 하라 등이 널리 퍼트려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노래 속에는 안데스 인디오의 삶이 녹아 있다. 자신의 주체를 서양에서 건너온 이민자로 인식하지 않고 인디오로 규정하며 그들의 노래를 계승, 발전시켰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노래에는 인디오의 악기인 께나, 차랑고, 시쿠 같은 것이 등장하고, 선율도 인디오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것들로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사에 억압받는 사람들의 삶과 역사적 현실을 과감히 담아 노래운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파트리시아 살라스도 이 누에바 칸시온 운동에 참여했다. 잔잔한 포크 계열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그녀는 억압받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이 음반은 그녀가 선보인 대표작 ‘Amis Amigos’, ‘Gracias A La Vida’ 중에서 유명곡만을 뽑아놓은 것이다. 첫 곡 ‘몬 항’은 칠레 남부의 휴양지에서 이별하는 두 연인의 아픈 사랑을 노래한 곡이다. 어디선가 꼭 들은 것만 같은 선율이 가슴을 울리는 곡으로 한 번 듣기만 해도 금세 매력에 빠질 만한 요소가 많은 노래다. ‘삶에 감사하며’는 아르헨티나의 거장 메르세데스 소사가 불러 유명한 곡이다. 이 노래 역시 가슴 깊게 전해지는 호소력 깊은 목소리와 선율이 인상적이다. ‘마리아는 떠나고’, ‘난 너의 친구야’, ‘사랑에 빠졌네’, ‘그대는’ 등에서는 살리아스의 단아하면서도 청초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잔잔한 기타음과 더불어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매혹적이며, 열정적이다. ‘모든 이들의 노래’는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다소 둔탁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정열적인 노래가 그녀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이것은 플라멩코 풍의 ‘네가 보고자 원할 때’에서도 느껴진다. 활달하면서도 서정적이고, 강렬하면서도 담백한 풍의 복합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음악을 더욱 빛내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