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소설은 새롭지는 않다. 모두가 지적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작가들이 쓴 바 있고, 현대 도시인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 자신의 모호함에 관한 이야기도 역시 이미 많은 작가들이 서술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의 문체는 새롭다. 이 문체로 새롭게 써내려간 소설은 상당히 신선해 보인다. 그녀만의 상상력이 개입되어 있어 호소력이 있고, 감동도 안겨준다. 그러나 이야기의 구성 방식, 접근 방식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그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을 쓰는 데 배움이나 경험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경험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이번 단편집에 묶인 배경과 인물 설정이 하나같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가 새로운 것을 접하면 세상은 좀 더 다르게 보일 것이고, 그 다른 면을 또 소설로 이어나갈 것이다. 그 소설들이 기다려진다. 좀 더 깊이 있게, 좀 더 새로운 성찰이 돋보이는 소설들이 그의 손 아래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나와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숨이 막히기도 했고, 우습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다. 좋은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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