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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평점 :
참 놀라웠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세월을 감내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드디어 사랑을 이루는 것.
그것이 과연 위대한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르케스의 작품을 참 좋아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는 왜 내가 그를 좋아했는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만의 독특한 성향을 감지할 수 없어서일까? 군데군데 서술되어 있는 콜롬비아의 역사와 사회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외형적으로 보면 이 소설은 낭만주의 시대의 소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만연체로 따라가는 장면은 재미있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참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과거와 현재, 미래(의 암시)가 자유자재로 왔다갔다 하지만 주인공의 총체적인 모습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었다. 과연 대가다운 필력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문장 교열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문장의 호응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간혹 눈에 보여서 조금 언짢기도 했다. 그리고 본문 디자인에도 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벙벙하게 편집된 본문 디자인은 성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좀더 밀도 높게 편집해 한 권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