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노동자들 피눈물 공정무역 통해서 보듬어야”
입력: 2008년 02월 19일 18:19:43
 
ㆍ한국공정무역연합 박창순 대표

어느 때부터인가 ‘공정무역(Fair Trade)’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생산품을 최소한의 유통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구입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상품에 대한 공정한 가격을 지불해 제3세계 노동자들이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아동노동으로 만들어진 물품은 제외한다고 해서 ‘아름다운 거래’ ‘윤리적 소비’라는 말로도 불린다.


‘공정무역’이라는 낯선 개념과 그 의의가 알려지게 된 데는 박창순 ‘한국공정무역연합’ 대표(61)의 공이 적잖다. 2005년 방송본부장을 끝으로 EBS를 퇴직한 그는 지난해 4월 이 단체를 결성하면서 공정무역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1950년대 유럽에서 시작된 이후 공정무역은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교역량 세계 11위의 한국도 제3세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무역=정의로운 무역’이라고 했다. 공정무역은 유통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다국적 기업의 개입을 배제하고, NGO 등을 통해 생산물의 거래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유통과정이 거의 직거래에 가깝기 때문에 생산자는 물건 가격을 20~30% 정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농약을 살포해 대량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의 농산물과 달리,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공정무역 농산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적 제품이라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무역이 세계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있는 자가 더 돈을 벌고 없는 자는 궁핍해지는 자유무역의 폐해를 외면한 주장”이라며 “공정무역을 통해 생활이 향상된 사람이 전세계 700만명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정무역이 국제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밖에 안되는데 무슨 질서를 교란하겠느냐”면서 “오히려 공정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만 돼도 1억2800만명의 극심한 빈곤층이 혜택을 입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퇴직 후 ‘아름다운 거래’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국내에서 농산물의 도농직거래 등을 다루는 ‘한살림운동’에 참여해온 터라 공정무역이 낯설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공정무역’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공부모임과 교육강좌를 개최하고 교재를 개발해 일선 학교 등에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14일 ‘발렌타인 데이’때는 ‘피아노와 이빨’이라는 콘서트를 열고, 공정무역을 통해 만들어진 ‘착한 초콜릿’을 홍보해 성공을 거뒀다. 오는 4월에는 공정무역의 생산지인 네팔 등 제3세계 국가들을 방문하는 ‘공정무역 여행’을 떠난다는 계획이다.

〈 이용욱기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