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출근안한 일요일인데 비가 내린다.
도서관에나 가볼까하고 집을 나섰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아이들이 많다.
가는 길에 우산을 씌워 줬더니. 비를 맞고 있다..
"성현아 산성비야~~ 얼마나 몸에 해로운데.." 라고 하니 억지로 쓰고는 있는데..
비를 맞고 싶은가 보다..
비 오는날.. 바닥에 드러누워.. 온몸으로 비를 맞을 수 있는 그런 곳이 서울이면 좋겠다..

가는 동안 웅덩이만 보면..철퍽철퍽..
왕 웅덩이가 보여 얼른 성현이 손을 끌고 갔다..^^;;
것도 어찌나 드러운 왕 웅덩이인지...





도서관 오자 역시나 "신기한 건축의 세계" 꺼내서 저리 보고 있다.

* 성현이 손가락만 찍혔다.


도서관에서 읽은 책들이다.. 오늘도 역시 재미있고 좋은 책들을 본거 같다..

* 콧구멍을 후비면
너무 재밌어서 보는 내내 성현이랑 웃었다.
맨 겉표지 안쪽엔  "이렇게 되면 참 좋겠다" 가 있는데 어찌나 기발한지..
콧구멍을 후비면 다이아몬드가 나오면 좋겠다.
이를 닦지 않으면 충치 레이저 빔이 나오면 좋겠다.. 등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쁜 생활습관에 대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놓는다.
그리고 실제 내용에 들어 가서는..
콧구멍을 후비면 콧구멍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지 모른다던가,
이를 닦지 않으면 이가 왕창 썩어서 다 빠져 입이 쪼글쪼글 해진다거나..
배꼽을 자꾸 만지면 배에 구멍이 뚫린다던가.. 등..
역시나 재미있는 상상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는.. 모든 결과의 종합판이 나온다..^^
기발한 상상력도 재미있지만, 주제 자체가 좋은 생활습관들이기다..
좀 어린 월령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만한 책이다..
성현이랑은.. 어딜 만지면 기분이 좋은지 이야기 했더니..


귀구멍 시작되는 직전의 오돌한 부위가 만지면 느낌이 신기해서 살살 만진다고 하길래..
몰랐던 또 한면을 본듯..


* 숲속의 나뭇잎집...
하야시 아키코의 감성과 그림체가 그대로 베어있는 책이다.
글도 작고, 그림도 부드럽고.. 내용도 따뜻하다..
하야시 아키코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이 살짝 심술이 날 만큼...
작품마다 참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래도!! 우리에겐 구름빵이 있다.. ㅋㅋ)

비가 와서 비를 피하는데, 곤충 들이 하나 하나 와서 쉬어가는 단조로운 이야기다.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훈훈하다..
글 속에 등장하는 곤충들 이외 사실은 더 많은 생명이 여기 숨겨져 있다.
자세히 보면.. 물방울이 맺힌 거미줄.. 잎사귀 위에 개구리, 나무아래 달팽이..등..
더 많은 곤충들이 함께 쉬고 있어서.. 숨은 그림 찾기하는 기분이 든다..

마침.. 오늘 비가 와서 분위기까지 딱~~ 맞다...


* 내 뒤에 누굴까?
이런 반복된 문구와 동물의 신체 일부분으로 연상을 해 보는 책은 많은데..이 책은 독특하다..
성현이가 읽기가 안되었다면.. 바로 샀을 만큼 마음에 든다.
일단.. 그림체가 상당히 부드럽다.
성현이도.. "이 책은 동물들이 참 이쁘네.. 뱀도 이쁘다.." 이러고 책을 쓰다듬어 준다..
상당히 고운 색체와 부드러운 터치가 엿보인다.
내용적인 면에는.. 3가지가 특징적인데, 먼저 위/아래/옆/뒤.. 등.. 인지적 측면을 알려주고..
두번째는.. 단순한 문장의 반복이라 처음 읽기용으로도 참으로 좋을 듯하다.
세번째는 동물의 일부분으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도와 준다..
여기까지면, 그래도 일반적으로 있던 책과 거의 유사한 형태지만..
마지막 페이지가 참으로 신선하고 기발하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동물들이 모두 모여 있는데, 사실은 가까이 있었던 거다.
즉, 강아지 뒤->거북이 뒤-> 고양이 위->코끼리 위.....-> 개미 위 해서 다시 맨 처음 시작했던 강아지가 도로 나온다..
그냥 덮으려고 했던 페이진데 성현이가 이리 순서대로 짚어가며 이야기 하길래 알게 되었다.
(역시 아이들의 관찰력은 어른 보다 낫다)
기억을 더듬어 가며 순서를 짚어 가는 것도 참 재미있는 놀이가 될거 같다.


* 치프와 초코는 심부름도 잘해요
오옷. 저번 주 읽었던 "치프와 초코는 사이좋게 지내요" 시리즈 책이다.
안그래도 저번 그 책을 읽고 도이카야 작품을 더 읽고 싶었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감정을 하나씩 소재로 삼은것이 좀 인상 깊었나 보다.
"치프와 초코는 사이좋게 지내요"는 소위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그런 아이들의 심정을 다루었는데

이번 책은 이성보다는 욕구가 더 앞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린 책이다.
심부름한 딸기를 오는 내 치프와 초코가 다 먹고 겨우 3알이 남는데
결국 또 울어 버린다. 서로를 탓하며. ^^
그런데 엄마가 기지를 발휘해서 딸기 3알로 케잌을 굽는다..
정말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리즈 책이 좋은 건 친숙한 케릭터의 재 등장으로 아이들의 호감을 먼저 얻는 다는 것인데, 역시 좋아라 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 아빠는 미아..
오옷.. 고미타로 작품이다.
역시나 고미타로 작품답게 일관된 그림체다...^^
(정말 이러기도 쉽지 않을거 같은데)
성현이가 "미아"가 뭔지 물어 보길래 의미를 알려줬다.
내용은 아이와 아빠가 함께 쇼핑을 나와서 서로 잃어 버린다.
주인공은 울지도 않고 꿋꿋하게 아빠를 찾아 나서는데 페이지 마다 아주 간단한 장치가 되어 있다.
아빠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신체 일부가 조금씩 나오는데 역시 페이지를 넘겨보면 아빠가 아니다.
이번 반복되는 내용의 책은 많이 봐서 성현이도 아빠가 아닐꺼라고 하지만..
그래도 호기심은 꾸준히 생기나 보다...
1줄짜리 문구에 간단한 문장이다.
대부분 고미타로의 창작에 적용되는 스타일이라, 여러권 있을 필요는 없지만, 한두권 있음 재미있게 볼거 같다..

* 새둥지를 이고 다니는 사자 임금님
너무 따뜻하다..
별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마지막 페이지는 괜히 눈물이 나려고 한다.
늙어 가는 사자 임금이 외로와서 새에게 자신의 왕관을 둥지 삼으라고 한다.
무서운 다른 동물들도 사자 왕관은 얼씬도 못하니, 알에서 깬 새끼 새들은 무럭무럭 잘 자란다.
나중에 새들이 날아 다니게 되었을때 이미 사자 임금은 눈이 안보이게 되었지만,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 한다.

사자 임금님은 새 둥지를 이고 다니는 동안, 간섭도 방해도 하지 않는다.
그냥 이고 다닐 뿐이다.. 단지 주변의 위험에서만 지켜 준다.

이 책을 읽어 주며.. 부모의 심정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아니, 이런 부모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아이들이 자라는 내내 무언가 바라는 게 있다기 보다 건강하게만을 빌고...
우리의 아이들이 홀로서기에 성공했을때..
바라만 볼 줄 아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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