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그림 2 - 매혹과 반전의 명화 읽기 무서운 그림 2
나카노 교코 지음, 최재혁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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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명화의 진실을 읽고 있다.
20개 명화의 역사적 의미와 재미있는 해설을 인간 내면의 본성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무서운"진실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진실로 제목처럼 무서운 내용이 아니다.
그림을 모르는 사람도 상당히 재미있게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1편은 안읽었는데 1편이 무서울라나?)

재미있게 읽은 몇 그림을 소개해 보겠다.

이전에 브뢰겔의 작품들을 본 적이 있다. 상당히 스케일이 크면서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꽤 마음에 드는 그림 풍이었는데 (성서를 중심으로 그린 그림이 많아서 제목을 알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지는 그림들)
그 중 베들레헴의 영아 학살 그림은 그 설명을 듣고 보니 더 재미있었다.
일종의 군대가 마을을 쳐들어와 가축을 빼앗고 죽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가축이나 항아리 등을 붙잡고 울부짖고 있는데 보는 이는.. 아니, 가축 따위로 왜 저러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 그림은 꽤나 인기가 좋아 모사품이 많았는데 그의 아들의 그림을 보면 똑 같은 그림인데 틀린 점이 있다.
바로, 가축이 어린 영아들이라는 점.
그래서 브뢰겔의 그림을 분석해 본 결과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원래 그림은 영아그림이 맞으나 누군가가 가축이나 항아리 따위로 덧칠을 한 것이다.
그림을 주문한 자가 누군가에게 시켜서 한 짓이겠지만, 덧칠한 화가는 아마도 브뢰겔의 작품을 경외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카레뇨 데 미란다의 [카를로스 2세] 초상화와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도 재미있었다.
혈통 유지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스페인 왕족의 가계는 엉망진창 뒤죽박죽이 되고 마는데
카를로스 2세에 와서 그 절정에 이른다.
정신지체아 같은 그는 결국 왕은 되지만 당연히 제대로 된 정치를 할 리 만무하니 왕권은 무기력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심심찮게 보아 왔던 [라스 메니나스]의 5세 깜찍한 마르가리타 공주가 그의 누나였다.
어쩌면 카를로스 2세가 태어 나지 않으면 라스 메니나스가 펠리프 4세를 이은 후계자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도 가까운 혈통과의 결혼으로 여러차례 출산 끝에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라스 메니나스] 이 그림은 꼭 실제로 보고 싶다.
너무도 많은 이야기 거리가 숨어 있기도 하지만 마르가리타 공주의 드레스는 내 호기심을 너무도 자극한다.
분명 거친 붓으로 그린 그레스 자락이 멀리 떨어지면 아름다운 드레스의 무늬로 변신을 한다니 말이다.

에스헤르의 [상대성]은 절대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 서로 만나고 있는데도 신기할 뿐이지 어색한 느낌이 전혀 없다.
안노 미쓰마사의 [이상한 그림책]에게 영감을 줬나 보다. 물론 훤씬 단순한 형태지만 말이다.

이번엔 무서운 그림 1편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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